![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이 롯데케미칼의 '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제공=롯데지주]](https://cdn.ebn.co.kr/news/photo/202501/1649104_661421_4210.jpg)
롯데그룹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올해 경영 키워드로 ‘쇄신’을 제시한 가운데 불필요한 부문은 매각하고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신사업은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재무구조 건전화 방안의 일환으로 부진 사업 매각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설로 곤혹을 치른 이후 사업군별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매각 작업은 롯데 4개 사업군(식품군‧유통군‧화학군‧호텔군)에서 진행 중이다.
식품군에선 롯데웰푸드가 제빵사업 부문을 분리해 통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매각 대상은 제빵 생산 시설인 증평·부산·수원 공장이다. 롯데웰푸드 측이 희망하는 매각가는 1000억원대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022년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통합법인으로 출범했다. 양 사 합병으로 일부 생산 시설이 중복되는 문제가 있었다. 사업부 효율화 차원에서 증평 공장 매각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신라명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막판에 거래가 불발됐다.
이에 롯데웰푸드는 분리 매각보단 통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롯데웰푸드는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미래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빙과 공장과 육가공 공장 등도 통폐합해 생산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유통군에선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이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점포·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롯데백화점의 분당·일산·상인·포항·동래 등 5개점은 매각 후 재임대(세일앤리스백) 점포인데 건물주인 캡스톤자산운용 등이 매각을 추진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건물주 변경에 따라 영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 6년 만에 신규 점포(천호점)를 연 롯데마트는 지난해 1월 인천터미널점, 9월엔 수원 영통점을 폐점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수원 영통점을 87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영통점 매각 대금은 노후 점포 리뉴얼과 슈퍼마켓 새 모델 테스트, 가맹 확대에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설의 진원지인 화학군 내 롯데케미칼도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실적 부진으로 2조원 규모의 회사채가 기한이익상실(EOD)에 빠지면서 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를 촉발했다.
롯데그룹은 6조원 규모의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면서 회사채 신용도를 끌어올렸다. 롯데는 “이번 담보 제공은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와 관련해 그룹 차원의 강력한 시장 안정화 의지를 담은 실질적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자산 경량화(에셋 라이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저효율 사업을 접고 비핵심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 법인 LUSR을 청산했다. 또 저수익 자산을 매각해 2030년까지 기초화학 부문 비중을 30% 이하로 낮추고 첨단소재 비중을 높일 예정이다.
호텔군에선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2%를 홍콩계 사모펀드(어피니티)에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지난달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1조6000억원이다. 롯데렌탈은 업계 1위를 기록 중이지만, 렌탈업이 그룹 성장 전략과 다르다는 판단에서 매각이 결정됐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이번 매각 자금 유입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각 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글로벌 진출·글로벌 브랜드 강화에 활용될 계획이다. 이 밖에 롯데호텔은 면세점과 호텔 부문을 중심으로 구조조정도 진행한다. 이미 호텔롯데는 4성급 호텔인 ‘L7’과 ‘시티’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달 9일 열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고강도 쇄신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빠른 시간 내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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