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신라면세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0794_663268_2228.jpg)
호텔신라가 면세업계 불황 여파로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이에 호텔신라는 재무구조 개선과 성장 돌파구 모색을 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신사업을 처분하고, 토지 자산을 재평가하는 동시에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사업 등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해 연결기준 52억원의 영업손실 냈다. 전년(영업이익 912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4분기 실적 반등에 실패한 것이 뼈아팠다. 호텔신라의 4분기 영업손실은 279억원으로, 1년 전(-183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매출은 9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더욱 나빠졌다.
호텔신라의 4분기 실적 부진에는 면세사업(TR) 부문 적자 확대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4분기 면세 부문 영업손실은 439억원으로, 전년 동기(297억원) 대비 약 150억원 영업손실이 증가했다. 반면 매출은 7735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성장에 그쳤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인천공항 면세점의 계약 구조가 과거 대비 개선됐음에도 지난 4분기 호텔신라의 인천공항 면세점 적자 수준은 지난 2018∼2019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 정상화에 따라 공항 객수는 2019년 수준을 넘어섰으나 고환율과 소비 여력 둔화 등으로 소비자의 지출은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호텔신라는 면세 사업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1999년 이후 26년 만에 토지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돌입했다.
공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서울과 제주 호텔 부지에 대한 자산 재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호텔신라의 기존 장부상 1917억원이던 토지 가치가 1조1290억원으로 증가하며, 유형자산인 토지 재평가 차액이 9373억원 발생했다.
호텔신라는 자산 재평가를 통해 부채비율을 절반 이상 줄였다. 호텔신라의 부채 비율은 2022년 444%, 2023년 394%에서 자산 재평가 이후 197%로 감소했다.
비수익 사업 정리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는 8일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시효’ 사업을 종료한다.
2022년 화장품 기업 로레알, 사모펀드 앵커에퀴티파트너스와 3자 합작법인 ‘로시안’을 설립하고, 뷰티 브랜드 시효를 론칭했지만 시효는 그동안 꾸준히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사업을 접게 됐다.
반면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서울점에 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아르튀스 베르트랑’ 매장을 아시아 최초로 오픈했다. 아르튀스 베르트랑은 전 제품이 현지 공방에서 장인들의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주얼리 외 카테고리에 대해 고객 수요에 맞춰 상품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례로 작년 9월 스위스 럭셔리 시계 편집숍 ‘타임밸리’ 개점, ‘겔랑 얼티메이트 부티크 매장’ 오픈, 스페인 럭셔리 브랜드 ‘로에베’ 매장 개점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이 밖에 돔 페리뇽(Dom Pérignon) 빈티지 샴페인, 페터캐른(Fettercairn) 200주년 세트 등 신라면세점 단독으로 선보이는 주류 상품도 보유 중으로, 주류 브랜드들과 손잡고 초청 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아르튀스 베르트랑’은 현재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지만 가치가 있는 브랜드로 판단해 사업을 펼치고 있고, 주얼리 브랜드가 계속 개편할 예정”이라며 “면세 부문은 예측이 어려운 환경이지만 수익성 확보를 위해 내실 경영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면세점은 인천공항 영업 면적의 확대로 매출은 증가한 동시에 임차료 부담도 늘어나면서 적자 규모가 전 분기 대비 커졌다. 고환율 기조 속 달러 기반으로 판매되는 면세품에 대한 국내외 일반 관광객들의 선호도 역시 낮아지면서 제품 판매에 고전했다.
여기에 중국의 내수 악화로 인해 업계 ‘큰손’인 단체관광객과 따이궁(보따리상)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앞서 2023년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3조75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한 바 있다.
다만, 4분기 호텔·레저 부문은 호조를 보였다.
호텔 부문은 4분기 영업이익 1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매출은 174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늘었다.
현재 호텔신라는 면세사업 부문과 호텔·레저 부문 두 가지 사업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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