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업계가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지난해 영업손실액만 3000여 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서울 롯데백화점 면세점의 모습.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1672_664212_631.jpg)
면세업계가 긴 불황의 터널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일제히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고환율과 단체 관광객 감소,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부담 등이 실적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1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매출이 3조28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97억원 손실을 기록하면서 지난 2023년 224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신라면세점이 연간 영업손실을 낸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작년 매출이 2조60억원으로 4.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59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전년 866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매출액 9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88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면세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은 다음 달 말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며, 다른 면세점들과 마찬가지로 어두운 실적 전망치가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이 역대 규모가 가장 컸던 2022년(1395억원)과 엇비슷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주요 4개 면세점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을 합산할 경우 3000여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같은 국내 면세점들의 실적 부진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이 감소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고환율에 따른 판매 부진,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에 지급하는 높은 수수료,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결과물이라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희망퇴직 실시에 따른 일회성 비용도 실적 악화에 반영됐다.
올해 면세업계의 실적 전망은 더욱 암울할 것으로 점쳐진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의 여파로 전년보다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현재 리모델링 중인 인천국제공항 임시 매장들이 공사를 마치고 정규 매장으로 하나둘씩 탈바꿈하면서 그간 적용돼 온 임대료 감면 혜택이 만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면세기업들은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두고, 올해 경영 전략과 사업 계획을 세우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여행 트렌드가 단체 관광에서 개별 관광으로 변화하는 데 착안해 개별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에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롯데면세점은 올해부터 중국 다이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경쟁적으로 송객 수수료를 인상하며 다이궁 유치에 집중해왔으나 마진 확보에 고전하면서 내실 경영에 집중키로 한 것이다.
신라면세점은 개별 관광객을 겨냥한 경쟁력 있는 브랜드 유치 등 상품기획(MD) 개편을 통해 고객 유입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남방항공, 케세이 퍼시픽 등의 항공사에 더해 호텔 체인인 매리어트와 제휴를 맺는 등 개별 관광객 비중을 늘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개별 관광객 등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면세 쇼핑 트렌드 변화에 맞춰 온라인 채널을 강화할 예정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수수료 부담이 높은 중국 다이궁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개별 관광객 매출 비중을 늘리는 사업 구조 개편이 절실하다”며 “개별 관광객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럭셔리 브랜드 등을 인천국제공항 등에 집중 선보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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