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전·월세 안내문. [제공=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1/1650051_662449_538.png)
지난해 국내 주택 임대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하며 60%에 육박했다. 이는 전세사기와 고금리 여파가 맞물려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가 가팔라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31일 연합뉴스가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 계약은 총 247만6천870건이었다. 이 중 월세 계약이 142만8천950건으로 전체 거래의 약 57.7%를 차지하며 대법원이 관련 정보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택 월세 비중은 불과 몇 년 사이 급격히 증가했다. 2020년까지만 해도 40.8%였던 비중은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22년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무려 57%를 초과하며 불과 4년 만에 약 41.4%나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빌라(연립·다세대) 시장에서 심화된 전세 기피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하락과 보증금 반환 우려가 결합되며 많은 임차인이 보증금을 낮추고 대신 월세로 돌리는 사례가 늘었다고 분석한다.
인천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사기 사태 이후 최우선변제금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로 보증금을 줄이고 나머지를 월세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가 강화한 보증 요건 역시 이러한 추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통계에서는 아파트보다는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유형에서 월세 전환 속도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연립·다세대 주택의 월세 비중은 무려 69.5%에 달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아파트(44.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지역별 데이터를 살펴보면 제주도의 주택 임대 거래 중 약 78.5%가 월세계약으로 이루어져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뒤이어 충남(64%), 대전(63.4%), 부산(62.1%), 서울(60.3%)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반대로 전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44.5%를 기록해 지역 간 큰 격차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