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대형아파트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과 상급지 이동 수요로 인한 아파트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3일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주거용부동산팀이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2023년 1월 서울의 135㎡ 이상 대형아파트 매매가격지수(2022년 1월 100 기준)는 106.6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106.4)보다 0.2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013년 3월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다.
지역별로는 강남권과 강북권의 격차가 두드러졌다.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 등 서울 11개구를 포함한 강남권 대형아파트 가격지수는 107.4로 서울 평균을 상회했다. 반면 강북 14개구의 대형아파트 가격지수는 104.3으로, 강남권보다 3.1포인트 낮았다.
거래 침체 속에서도 일부 고가 대형아파트의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2023년 1월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235㎡(92평)가 109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4차 208㎡(69평)도 77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갱신했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244㎡(95평) 역시 73억원에 매매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주거용부동산팀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소득세 부담이 지속되면서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며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형 아파트 수요가 급증하며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고가 대형아파트에 대한 수요 집중은 향후 부동산 시장의 불균형을 가중시킬 수 있어 정책 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