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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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배민)이 정액제 상품인 ‘울트라콜(깃발꽂기)’ 서비스 종료에 나서자 프랜차이즈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적은 비용을 높은 효율을 누리다 정률제 상품 전환 시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그간 업주별 출혈경쟁 원인으로 꼽힌 울트라콜이 없어지면 외식업주 시장에 공정한 경쟁이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오는 4월부터 정액제 상품인 ‘울트라콜’을 지역별로 순차 종료키로 했다. 울트라콜은 윌 최소 8만원(부가세 별도)을 내면 업주가 원하는 특정 지역 고객에게 자신의 가게를 노출하고 음식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울트라콜은 배민의 대표 상품으로 지난 10여 년간 배민의 주요 매출원 역할을 했다. 그러나 과도한 출혈경쟁을 유도한다는 문제 제기가 지속돼 왔다. 울트라콜은 정액제인 만큼 초기 비용 부담이 적은 장점이 있지만, 한 가게가 복수로 깃발을 구매해 가게를 노출시킬 수 있어 자금력이 높은 프랜차이즈가 깃발 개수를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자영업자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있었다.

실제 울트라콜은 매년 국회 국정감사(국감)에서도 매년 단골도 거론되면서 질타를 받아왔다. 지난 2019년 당시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 국감에서 ‘경쟁포화상태로 인한 중복 지역 비용 부담’을 지적한 바 있다.

지난 2023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부(산자위) 국감에선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깃발을 3~4개 꽂으면 광고료만 한 달에 30만원”이라며 “깃발을 안 꽂으면 광고 노출이 떨어지는 업체끼리 무리한 경쟁을 하는 구조”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산자위 국감에서도 동일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서비스 폐지를 요구했다. 이에 당시 피터 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전 임시 대표는 “지난해 지적을 받고 여러 가지 개선안을 검토해 왔다”라며 “특히 울트라콜 상품과 관련해 면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검토 후 조치를 하고 보고하겠다”면서 서비스 종료를 시사한 바 있다.

온라인 외식업주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한 외식업주는 “돈을 잘 버는 상위 랭킹 가게들은 10개, 15개, 30개로 점점 깃발 수를 늘리는데 우리처럼 허덕이는 가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개수를 겨우 어느 정도는 맞춰야 그나마 주문이 들어온다”면서 울트라콜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울트라콜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프랜차이즈업계는 수수료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울트라콜 의존도가 높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정률제 상품 가입에 따른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반 업주들은 배달앱 시장 경쟁 심화로 사실상 효율이 떨어진 울트라콜이 종료되면 깃발꽂기 무한경쟁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업주 커뮤니티에서 한 업주는 “광고를 잘해왔던 가게는 울트라콜이 없어지면 서운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밝혔다.

배민 관계자는 “대부분 업주들이 울트라콜과 다른 상품을 함께 쓰고 있어 서비스 종료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깃발꽂기 경쟁으로 지출 광고비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업주들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울트라콜에 대해 10년간 가격을 동결하면서 사실상 요금을 인하해 왔지만 이로 인한 서비스 경쟁력 저하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배민 앱 UI(사용자 환경)·UX(사용자 경험)를 대폭으로 개편하고 가게 정보와 주문 경로를 단순하게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울트라콜 서비스를 지역별로 순차 종료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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