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 인상도 불가피해졌다. 사진은 서울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
[출처=연합]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지난해 금융기관 대출을 갚지 못한 자영업자가 3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채무불이행 증가율은 52%에 달해 생계형 자영업자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 335만8956명의 금융기관 대출 총액은 1122조 7919억원으로, 전년 대비 7719억원(0.1%) 증가했다.

문제는 연체율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자영업자는 15만5060명으로, 전년 대비 4만204명(35%) 늘었다. 이들이 연체한 대출 규모는 30조7248억 원으로 전년보다 7조804억 원(29.9%) 증가했다.  

자영업자들의 채무불이행이 급증한 가장 큰 원인은 내수 부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2.2% 줄어들며,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소비 회복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 인상까지 겹쳐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며 "결국 연체율 상승과 폐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의 대출 부담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말 기준 60대 이상 개인사업자의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372조49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조7303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내수 부진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급증하자, 은행권을 통한 금융지원을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연체·폐업 위기 자영업자 지원 프로그램을 개시할 예정"이라며 "빠르면 이달 말부터 신청 접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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