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생산한 열연강판. [출처=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생산한 열연강판. [출처=현대제철]

국내 철강 기업들이 저렴한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의 저가 공세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에 대한 반덤핑 조사 착수를 검토한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의 반덤핑 조사 개시 여부를 논의한다. 이번 반덤핑 조사 필요성은 지난해 12월 현대제철이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에 국내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며 정부에 제소한 데서 비롯됐다.

열연강판은 10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가열한 후 압연해 만든 철강 제품으로, 자동차 차체 프레임, 선박 외판, 건설용 철근 등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에 중국과 일본 철강사들은 재고 물량을 해결하고자 자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중국, 일본산 열연강판은 우리나라 제품보다 20% 수준의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격 경쟁력에 수입 열연강판도 크게 늘었다. 2020~2022년까지 열연강판의 연간 수입량은 200만톤 중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열연강판 수입량은 약 343만톤에 이른다. 중국산과 일본산이 각각 153만톤과 177만톤으로 전체의 96.2%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철강 관세 25% 부과 조치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로, 자국 재고량을 처리하기 위한 중국과 일본의 밀어내기 물량 확대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로사는 해외 열연강판과 가격 경쟁을 해야 하지만, 제강사는 열연강판을 구매해 컬러강판 등으로 생산하는 입장"이라며, "고로사와 제강사의 입장이 다른 만큼 반덤핑 결정이 쉽게 내려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