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기업이 흔들리고 있다. 실적 하락에 ‘하자 많은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주택통으로 통하는 김태균 대표가 올해는 역량을 발휘하며 대반전을 이끌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흥기업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년(517억원)과 비교하면 564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특히 작년 2분기 183억원대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분기별 영업이익(손실)은 ▲1분기 96억 원 ▲2분기 -183억 원 ▲3분기 -32억 원 ▲4분기 73억 원으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영업이익 감소의 핵심 원인은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 급증이다. 작년 3분기까지 판관비는 전년(163억원) 대비 24.54% 증가한 20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판관비 항목에 포함되는 하자보수비용이 1년 새 5.77%(86억원→91억원)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가로막았다.

더 큰 문제는 매출원가율 급등이다. 2022년 말 88.35%였던 매출원가율이 불과 2년 반 만에 98.43%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연간 당기순이익도 전년(453억원) 대비 95.2% 감소한 21억원으로 급락했다. 본업의 수익성은 물론 최종 이익까지 흔들리며, 재무적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진흥기업 연결기준 실적 비교표.[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진흥기업 연결기준 실적 비교표.[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김태균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는 또 있다. 진흥기업이 시공한 현장에서 하자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진흥기업은 책임준공 신용보강을 기반으로 조 단위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잇따른 하자 문제로 준공승인이 지연되면, 결국 기업이 직접 부담해야 할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진흥기업의 PF 우발채무는 작년 3분기 말 기준 15건, 총 1조 7325억원에 달한다. 

해당 PF들은 모두 진흥기업의 책임준공 신용보강을 바탕으로 시행됐다. 책임준공 신용보강은 건설사가 발주처나 금융기관에 프로젝트 완공을 보장하는 신용 보증으로,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법적 소송, 대출금 즉시 상환, 연체이자 부과, 신용등급 하락, 신규 프로젝트 수주 제한 등의 제재가 뒤따른다.

문제는 진흥기업의 시공 현장에서 하자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불과 두 달 전, 인천 부평4구역 재개발 사업장에서는 공용부 누수와 각종 하자 민원이 속출했다. 최근에는 수성효성해링턴플레이스에서도 하자 문제가 불거졌다. 업계에 따르면 100여 세대에서 화장실 타일 파손 등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자 논란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진흥기업이 피고로 계류 중인 하자 관련 소송은 11건, 소송가액은 268억원에 달한다. 만일 이들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재무적 부담 증가, 브랜드 이미지 및 신뢰도 하락, PF 프로젝트 준공 지연 등의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실적 저하, 브랜드 이미지 실추, 하자 논란까지 겹치며 진흥기업은 안팎으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김태균 대표가 주택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증명하고, 기업을 정상화할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김태균 대표는 30여 년간 현대건설에서 경력을 쌓아온 ‘주택통’으로, 지난해 3월 진흥기업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과연 그의 리더십이 진흥기업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흥기업 작년 3분기까지 소송 관련 내용.[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진흥기업 작년 3분기까지 소송 관련 내용.[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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