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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가 4개월이 넘도록 레미콘 가격을 확정지지 못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레미콘 원자재 가격 인하를 이유로 레미콘 단가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레미콘업계는 전기료와 운송비를 포함한 비용 상승 등의 이유로 단가 인하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건설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레미콘 가격 문제까지 겹치면서 공사비 인상, 주택 공급 차질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 자재 구매 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와 수도권 레미콘업계는 지난 24일 수도권 레미콘 단가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작년 11월부터 협상만 9차례로, 4개월 넘게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셈이다.
현재 수도권 기준 레미콘 단가는 ㎥당 9만3700원이다. 건설업계는 3500원 인하를, 레미콘업계는 1400원 인상을 주장해왔다. 이번 협상에서 레미콘업계는 가격 2년 동결안을 제시했으나, 건자회가 이를 거부했다. 이후 2차 협상에서 레미콘업계는 700원 인하안을, 건자회는 3300원 인하안을 제안했지만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건설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레미콘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현장의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자칫 공사 중단 사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국내 10대 건설사 중 상장 6사의 2024년 평균 매출 원가율은 92.2%로 높아져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는 유연탄 등 레미콘의 주재료 시멘트를 만드는 기본 원료의 단가가 낮아진 점을 이유로 가격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유연탄은 시멘트 생산 원가의 20~25%를 차지하는 핵심 원료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23만4000원까지 급등했다가 작년 14만7000원으로 내려왔다. 레미콘 가격은 2020년 6만7700원에서, 2022년 8만300원, 작년 9만3700원으로 4년 새 38% 올랐다.
하지만 레미콘 업계는 원가 상승으로 인해 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가격과 산업용 전기료가 급등하면서 생산비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3년 새 68.7% 올랐고, 이는 시멘트 원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가 서로의 입장만 고수하는 상황에서 다음 협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협상이 장기화되면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 모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레미콘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경우 건설 현장에서 공사 지연 사태가 우려된다. 또한, 공사비 인상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주택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지속되면 자금난으로 도산 위기에 몰리는 기업이 나올 수도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공사비 조정 제도 개선 등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