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박상신 DL이앤씨 대표 [출처=각사]](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209_674177_1516.png)
대한건설협회가 침체된 건설경기 대응을 위해 이사회 정원을 늘리고,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 대표들을 이사진에 대거 합류시켰다. 이는 단순한 조직 확대를 넘어 정책 교섭력 강화를 통해 PF 유동성 위기, 공사비 부담 등 복잡한 업계 현안에 대한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가 이사 정원을 기존 35명에서 42명으로 늘리고, 대형 건설사 대표들을 새 이사진으로 대거 선임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박상신 DL이앤씨 대표 등으로 시공능력평가 상위 대형사 수장들이 '회원부회장' 직함을 달고 이사회에 참여한다. 협회 측은 "단순한 숫자 확대가 아니라, 정책 대응의 전문성과 실행력을 강화하려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으로 대한건설협회 이사회는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던 대형 건설사의 정책 참여를 공식화하게 됐다. 협회 이사회는 회장, 회원부회장, 회원이사, 상임이사로 구성된 협회의 최고 의결기구로, 사업계획과 예산, 정부 건의 등 전반적인 운영 방향을 좌우한다.
![[출처=대한건설협회]](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209_674180_1738.png)
과거 협회는 시공능력 20위권 밖 중견 건설사 중심의 운영 구조로, 정부와의 정책 교섭력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건설사마다 처한 상황과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복잡해진 시장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이유다.
이번 개편은 그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포석이다. 대형사 대표들이 실질적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서, 공사비 적정화, 부동산 PF 대책, 인허가 규제 완화 등 업계의 난제를 보다 체계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개편이 협회의 정책 실효성을 높이는 기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감지된다. 최근 한국주택협회가 허윤홍 GS건설 대표를 이사로 선임한 것처럼 주요 협회들이 대형사의 전략 역량을 전면에 내세우며 위상 제고에 나선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 외에도 중견 건설사 수장으로서는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 박철희 호반건설 대표, 조완석 금호건설 대표, 윤진오 동부건설 대표 등이 새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서림·태림·장한종합건설 등 지역 중견사 대표들도 회원부회장으로 재선임되며 지역과 규모를 아우르는 대표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PF 유동성, 원자재 가격, 인허가 규제 등 복합적 문제를 안고 있는 지금, 실현 가능한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며 "이번 이사회 재편은 협회가 특정 기업의 입장만 대변하는 데서 벗어나, 산업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논의하는 실효적 협의체로 변화할 수 있는 시험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