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제공=셀트리온 유튜브 캡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제공=셀트리온 유튜브 캡처]

사실상 현역에서 은퇴했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2023년 경영에 복귀하면서 위기 극복과 성장이란 약속을 내걸었다. 이후 셀트리온은 작년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서 회장의 호언장담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런 서 회장의 2년 임기가 이달말로 끝난다. 당연히 셀트리온은 다시 한번 경영의 키를 서 회장에게 맡길 가능성이 크다. 그런만큼 이제 관심이 쏠리는 건 서 회장이 어떤 새로운 비전과 목표로 셀트리온을 이끌까 하는 점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오는 25일 제34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서정진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기로 했다.

앞서 서 회장은 "65세에 은퇴하겠다"며 지난 2021년 홀연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가속화되자 셀트리온의 구원투수로서 2023년 셀트리온 정기주총을 통해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복귀했다.

경영 복귀와 함께 내건 공약으로 가장 주목된 부분은 경영 효율성 개선 등을 위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상장 계열사 3사 합병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를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이후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으로 2023년 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 후 통합 셀트리온의 닻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추진했던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은 셀트리온 주주들이 자사 가치가 너무 낮게 평가됐다며 반대의견을 피력하면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당시 셀트리온 측은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 검토 결과 현시점에서는 합병을 추진하지 않는 것이 양측 주주들의 의견에 부합하고 보고 향후 셀트리온제약의 성장 계획이 구체화되고 시장에 전달 가능한 시점에 주가 적정성이 설명될 수 있을 때 재추진한다는 결론 내렸다.

또한 서 회장은 경영 복귀 당시 셀트리온 2024년 매출 목표를 3조5000억원으로 내세웠는데, 셀트리온은 작년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전년 대비 63.5% 증가한 매출 3조5573억원을 올리며 서 회장이 약속한 목표치를 달성했다.

그런만큼 서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면 새로운 목표를 향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 목표는 지난해 11월 홍콩에서 열린 셀트리온 기업설명회에서 서 회장이 직접 공개한 ▲2027년 매출 10조원 달성 ▲신규 포트폴리오 확장 ▲신약 개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셀트리온은 올 1월 열린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램시마, 트룩시마, 베그젤마 등 바이오시밀러 11종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조기 달성한 만큼 그간 축적해 온 항체 의약품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다중항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신약의 매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오는 2028년까지 ADC 분야에서 9개, 다중항체 분야에서 4개 등 총 13개 후보물질에 대한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장기적인 목표 외에도 셀트리온은 올해 매출 전망을 5조원을 설정했는데, 글로벌 1위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의약품에도 관세 정책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향후 목표 달성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셀트리온의 매출액을 5조1030억원으로 전망하며 “셀트리온은 글로벌 시장 직접판매와 CDMO 시작, 신약 개발 가속화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를 통해 성장 구조를 구축했다”며 “그러나 여전히 기업가치를 견인할 핵심 요소는 ‘미국 시장 점유율 상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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