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4643_667587_5426.jpg)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맡은 시공 현장에서 근로자 사고가 되풀이돼서다. 불과 열흘 전 재발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던 주 대표의 약속과 달리, 반복된 사고로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신뢰도는 흔들리고 있다.
◆ 말로만 사과?...올해 현장 사상자만 12명
12명. 올 한해 현대엔지니어링 시공 현장에서 발생한 사상자 수다. 지난달 25일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공사장 붕괴사고에서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치는 등 총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어 이달 9일 평택시 현덕면 힐스테이트 평택화양 신축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다른 1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평택 사고와 관련해 "구체적인 사고 경위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사고를 바라보는 근로자들의 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서울-세종고속도로 붕괴 사고 발생 2주 만에 현장 사고가 반복된 데다, 주 대표가 내놓은 재발 방지 약속 이후에도 달라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주 대표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공사장 붕괴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피해자 지원과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필요한 조치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향후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수립하고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전한바 있다.
이와 관련 건설업 한 근로자는 "건설현장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지만,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다는 것은 매우 문제가 많은 것 아니냐"며 "무엇보다 기업의 수장이 직접나서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무용지물인 것 같다"고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4643_667588_578.jpg)
◆ 안전보건 최우선 기업인데...최근 3년 간 사상자 509명
현대엔지니어링은 안전보건경영을 최우선으로 둔 기업이다. 실제 작년 3분기말 보고서에는 '모든 사업영역에서 안전보건을 100%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적용한다'는 문구와 함께, 2024 안전보건경영 활동계획 및 목표, 자율안전문화 정착, 선제적 안전관리 강화 등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이 명시돼 있다.
세부적으로는 ▲기본과 원리원칙 준수를 위한 점검체계 운영고도화 ▲안전보건 리더십 교육 강화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한 안전보건 조직문화 개선 ▲협력업체 안전보건 역량강화 등이 포함돼있다.
현장 안전을 목적으로 한 연구개발도 한창이다. 2022년 초~2024년 3분기까지 진행됐거나 진행 중인 연구내용은 ▲2022~2023 추락사고 방지용 스마트 에어백 및 스마트 안전고리 Pilot 현장 적용, 공동구 점검 로봇 ▲2024 건설기계자동화 (MC/MG) 현장 적용, 드론 촬영 기반 건축물 외벽 관리 플랫폼 고도화 기능 개발 등이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국회의원(대전 중구)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현대엔지니어링 현장에선 5명의 사망자와 50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 2023년 2분기엔 사망사고 1위 기업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출처=2023년 3분기 현대엔지니어링 분기보고서]](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4643_667589_5845.jpg)
◆ 잇따른 사고·실적 급락에 기업 전망 '흐림'
반복되는 현장 사고로 지탄을 받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 하지만 주우정호(號)의 전망은 지금보다 더 흐려질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해 받아들인 부진한 성적과 사고 발생 비용 부담 탓에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이 10년 만에 강등될 것으로 높게 점쳐지고 있어서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와 NICE신용평가(NICE)는 지난 2월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AA-) 전망을 각각 부정적과 하향검토 대상으로 조정했다. 만일 등급이 강등되면 A+로, 2015년 이후 10년 만에 A등급으로 회귀하게 된다.
주요 원인은 작년 말 조 단위 규모의 영업적자 발생이다.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원가 상승분과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프로젝트 공사비 상승분 등으로 약 1조 4000억원 대의 적자가 발생했다.
이에 더해 지난 달 25일 서울-세종 고속도로 공사 교각 붕괴 사고 발생으로 최대 2000억원의 추가비용까지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선 "잇따른 사고로 정성적 평가조차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며 "A등급으로의 강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부진한 성적·잇따른 현장 사고 등 연초부터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 주우정호. 지금의 난항을 잘 극복하고 안전한 현장과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진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주우정 대표는 작년 말 '2024 대표이사·사장단 임원 인사'에서 신임대표로 선임됐다. 주 대표는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기아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한 핵심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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