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4시27분께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 현장에서 고립됐던 20대 굴착기 기사가 사고 발생 13시간여만에 구조되고 있다. [출처=연합]
12일 오전 4시27분께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 현장에서 고립됐던 20대 굴착기 기사가 사고 발생 13시간여만에 구조되고 있다. [출처=연합]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붕괴 사고가 발생하기 17시간 전, 이미 터널 내 기둥이 파손된 사실이 드러났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입수한 최초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발생 전날인 10일 오후 9시50분께 해당 구간 ‘투아치(2arch)’ 터널 중앙 기둥이 파손돼 작업자들이 긴급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첨부된 사진에는 터널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이 일부 파손된 모습과 함께, 기둥 아래에 부서진 콘크리트와 철근 잔해들이 쌓여 있는 장면이 담겼다.

이상 징후를 포착한 시공사 포스코이앤씨는 ‘기둥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관계 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과 광명시청 등은 같은날 11일 0시20분부터 인근 도로를 통제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3시13분께 결국 공사 현장이 무너졌다.

이번 붕괴 사고로 지상에서 근무하던 작업자 2명이 매몰됐다. 매몰됐던 20대 굴착기 기사는 13시간 만에 구조됐으나, 다른 작업자 1명은 현재까지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2년 전 감사원이 해당 구간의 지반 상태가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한 사실도 재조명되고 있다. 감사원은 2023년 1월 발표한 ‘광역교통망 구축 추진실태’ 보고서를 통해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공구(시흥시청~광명)의 경우, 터널 시점으로부터 약 19㎞ 떨어진 구간에 암반이 부스러지는 등 단층 파쇄대가 존재해 지반 상태가 '매우 불량'한 5등급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특히 감사원은 “이런 상태임에도 터널 설계에 인버트(터널 하부 구조물) 설치가 반영돼 있지 않았다”며 설계상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 “기둥 파손과 감사원 지적 사항 등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현재는 실종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구조 당국은 사고 현장의 추가 붕괴 위험이 높은 상황인 만큼,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삼아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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