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정비창전면1구역 위치[출처= 네이버지도]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 위치[출처= 네이버지도]

서울 한복판 최대 노른자 입지로 꼽히는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두고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이 맞붙은 가운데 최근 발생한 광명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가 수주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정비창전면1구역 입찰에 참여한 8개 건설사 중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지며 주거 브랜드 ‘오티에르’를 내세운 고급화 전략과 글로벌 설계사 협업 등 미래지향적 단지 구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나흘 전 발생한 광명 붕괴 사고가 '시공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번지며 수주전 판세에 예기치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광명 사고는 신안산선 5공구 터널 시공 과정에서 하중을 견디는 인버트(지반 변형을 막는 시설) 구조가 빠진 채 공사가 강행되면서 발생했다. 감사원이 3년 전부터 해당 구간 지반을 '매우 불량한 5등급'으로 판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보강 없이 공정이 진행됐다는 점이 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시공사는 다름 아닌 포스코이앤씨다.

업계 관계자는 "정비창 전면1구역처럼 고밀도 복합개발이 예정된 도심 프로젝트에선 안전성과 신뢰가 수주전의 결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광명 사고가 포스코 측엔 뼈아픈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비창전면1구역은 지하 6층~지상 38층, 총 32만9118㎡ 규모의 고층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으로, 다세대· 다가구 밀집지역을 전면 철거한 뒤 대규모 굴착 및 지하공간 개발이 동시에 이뤄지는 '지하 안정성' 확보가 핵심 과제인 현장이다. 이 때문에 일부 조합원 사이에선 광명 사고를 이유로 포스코이앤씨의 시공 능력에 대한 안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함께 수주전에 참전한 HDC현대산업개발은 과거 붕괴 사고로 인한 이미지 회복을 위해 '파크하얏트 호텔' 유치, 조경 특화, 글로벌 설계 협업 등을 내세우며 정비사업 수주전에 재도전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학동·광주 사고로 뼈아픈 경험을 했던 만큼, 양사 모두 '과거 사고'라는 리스크를 짊어진 채 수주전에 나선 셈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그간 정비사업에서 안정적인 시공능력과 브랜드 고급화를 무기로 성과를 내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광명 사고는 예견 가능했던 인재(人災)라는 점에서 조합원 신뢰 확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비창전면1구역 조합은 이날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뒤,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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