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일정이 확정되면서 침체됐던 분양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대선 전까지 2만가구 넘는 브랜드 아파트 분양을 예고하며 실적 만회에 나서는 분위기다.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고 6월 3일 대통령 선거가 확정되면서 건설사들도 분양 일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도급순위 상위 10위 이내 대형 건설사들이 4~5월 두 달간 공급할 브랜드 아파트 물량은 총 2만1745가구(임대 제외, 컨소시엄 포함)에 달한다. 이 중 일반분양은 약 1만4000가구 규모다.

올 1분기 분양시장은 예년보다 크게 위축됐지만, 브랜드 단지를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 청약 열기가 되살아났다. 전북 전주의 '더샵 라비온드'는 26대 1, 서울 서초 '래미안 원페를라에'는 4만명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DL이앤씨의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도 2만명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

공통점은 모두 도급순위 상위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이다. 이들 브랜드 단지는 지역 시세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하며 수요자 선호도가 높다.

다만 실제 분양이 예정대로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대선과 경기 상황에 따라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조정할 수 있어서다. 특히 선거가 임박하면 언론·홍보 채널이 선거 중심으로 운영돼 분양 마케팅이 제한될 수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선거철에는 광고와 홍보 수단이 제약을 받아 분양 일정을 대선 이후로 미루는 사례가 잦다"며 "관심 단지가 있다면 수시로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별 주요 분양 일정도 눈길을 끈다. 포스코이앤씨는 4월 부산 사하구에서 '더샵 당리센트리체'를 선보인다. 부산1호선 당리역 역세권에 들어서는 첫 더샵 브랜드 단지로, 전용 59·73·84㎡ 821가구 중 358가구가 일반분양이다. 부산시의 출산 장려 정책인 '아이·맘 부산플랜' 대상자는 잔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5월에는 옛 대구 MBC 부지에 '어나드 범어'를 분양한다. 전용 136~242㎡의 대형 고급 평형 604가구로, 대구 최초 입주민 전용 영화관과 컨시어지 서비스를 갖춘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대우건설이 경기 용인 은화삼지구에서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3단지’를 분양한다. 총 2043가구 규모로, 이미 완판된 1단지와 함께 총 3724가구 대규모 브랜드 타운이 완성된다. 현대건설도 용인 남사(아곡)지구에서 ‘힐스테이트 용인마크밸리’(전용 84~182㎡, 66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브랜드 단지 선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이 선거 전 실적 회복을 위해 분양을 서두를 것”이라면서도 “일정 변동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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