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여름을 앞두고 비빔면 전쟁에 본격 나서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농심 ‘배홍동쫄쫄면’을 집어든 소비자의 모습. [출처=연합뉴스]
식품업계가 여름을 앞두고 비빔면 전쟁에 본격 나서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농심 ‘배홍동쫄쫄면’을 집어든 소비자의 모습. [출처=연합뉴스]

다가오는 봄·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식품업계가 비빔면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비빔면 시장은 올해도 다양한 신제품과 차별화 전략을 바탕으로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비빔면 시장의 절대강자 팔도는 지난 7일 제로 비빔면 ‘팔도비빔면 제로슈거’를 출시했다.

팔도는 이번 제품에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사용해 기존의 새콤달콤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당 함량을 없앴다. 또 기존 제품에 비해 밀가루 사용을 줄이고, 전분 함량을 늘려 면발의 탄력을 높이면서 쫄깃한 식감을 냈다.

팔도는 비빔면 라인업 확대를 통해 비빔면 시장 선두 자리를 수성한다는 목표다.

비빔면 시장 2위를 수성 중인 농심은 오는 24일 대표적인 히트 제품 ‘배홍동’ 비빔면의 세 번째 시리즈로 ‘배홍동칼빔면’을 공식 발매한다.

농심은 이번 제품에 쫄깃한 건면과 매콤새콤한 비빔장을 조화시켜 칼국수 스타일의 비빔면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안한다.

면 모양을 두껍고 얇은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마름모꼴의 ‘도삭면’ 형태로 만들었고 배와 홍고추, 동치미를 갈아 숙성한 배홍동 고유의 매콤새콤한 비빔장에 다진 김치를 추가했다.

여기에 바삭한 김치전을 구현한 별미튀김과 고소한 흑깨 토핑을 별첨으로 더해 완성도를 더했다.

오뚜기는 최근 자사의 인기 제품 ‘진비빔면’의 홍보를 위해 방송인 최화정을 신규 모델로 발탁하고 마케팅을 강화 중이다. 밝고 경쾌한 이미지의 광고를 통해 20~30대 젊은 소비자층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번 진비빔면 TV CF는 최화정이 ‘한 봉지는 부족하고 두 봉지는 많은 비빔면의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을 1인 2역으로 제시하는 콘셉트로 제작됐다.

오뚜기는 진비빔면에 사과식초와 타마린드의 맛에 진라면 매운맛을 소스로 구현했다. 이에 더해 자사 기존 제품인 ‘메밀비빔면’ 중량 대비 20% 늘린 것이 특징이다.

한동안 비빔면 시장에서 물러났던 삼양식품은 이르면 이달 말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비빔면 생산을 중단했던 삼양식품은 기존 ‘열무비빔면’ ‘4과비빔면’ 대신 ‘맵탱’ 브랜드를 단 새로운 비빔면으로 재도전에 나선다.

이는 비빔면 사업 철수 이후 약 1년 만의 귀환으로, 맵탱 시리즈의 매운맛과 쿨한 맛을 동시에 강조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비빔면 시장에 처음 발을 내디딘 지난 2023년 여름 대형마트 3사(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에서 판매량 3위에 오르면서 저력을 드러낸 하림산업은 올여름에도 ‘더미식비빔면’ 마케팅에 집중한다.

하림산업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인해 제품 가격대가 높아 소비자들이 다가가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리뷰어, 푸드 인플루언서 등과 협업해 ‘고급화의 가치 전달’에 힘쓰는 중이다.

하림산업은 더미식비빔면에 자두, 매실, 사과, 배 등 4가지 과일과 마늘, 양파, 생강 등 6가지 채소를 조합한 양념장으로 맛을 냈고 육수를 활용한 반죽으로 쫄깃한 면발을 구현했다.

이처럼 식품기업들이 계절성 상품인 비빔면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성에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5년 757억원에서 2020년 14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18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긴 여름이 예고되면서 시장 규모가 2000억원까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각 업체는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전략을 통해 비빔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특히 비빔면은 여름철 성수기 매출이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당분간 관련 마케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존 강자 외에도 새로운 맛과 콘셉트의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올해 비빔면 시장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맛과 건강을 고려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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