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미국 조지아주 태양광 모듈 시설. [출처=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 미국 조지아주 태양광 모듈 시설. [출처=한화솔루션]

한화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업황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이 우호적인 대외 환경을 등에 업고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안정적인 캐시카우(수익원) 역할을 해온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태양광 업황 악화로 부진에 빠졌다.

그룹 내 핵심 에너지 계열사로서 중추적 역할을 해온 한화솔루션의 반등 가능성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300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7383억원, 2022년 9237억원, 2023년 6045억원을 거두며 최근 3년간 꾸준히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그룹 내 중심축 역할을 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전개는 의외라는 게 업계 평이다.

특히 2020년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등의 계열사를 통합해 출범한 이후 첫 연간 영업손실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

이는 양대 축인 화학사업과 신재생에너지(태양광) 사업이 나란히 부진을 겪은 탓이다. 화학부문은 경기 침체와 중국발(發) 공급 과잉 속에 영업손실이 1213억원을 냈으며, 태양광 부문은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약세로 적자가 2575억원에 달했다. 그러는 사이 그룹 내 실적 기여도 마저 줄어든 상태다.

반면 한화그룹 내 방산·조선 분야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며 그룹의 실적을 견인했다. 방산업계의 전반적인 성장세와 해외 수출 확대가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화오션 역시 지난해 237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2020년 이후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국내 화학산업이 올해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중국발 공급과잉 속 과거와 같은 호황이 찾아오기 힘들 것이라는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먼저 석유화학 분야에서 전선 소재 등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 판매 강화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W&C(Wire&Cable) 사업부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 1월 해당 사업부를 격상하며 본격적인 육성에 나섰다. 또 Wire China 2024에 참가해 △초고압 케이블 △해저 케이블 △HVDC(고압 직류송전) 케이블 등 전략 제품을 집중 홍보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양광 부문의 경우 미국 조지아주 소재 '솔라 허브'(달튼·카터스빌 공장) 중심으로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 내 에너지 발전사업(개발·EPC) 부문의 매출 및 이익 개선을 도모하는 한편, 주택용 태양광 시장을 겨냥해 파이낸싱 및 주택용 에너지 시스템 솔루션 사업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올해 3분기부터 시황 개선이 기대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 한화솔루션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한화솔루션은 올해 매출 13조9535억원, 영업이익 6055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사업부 생산·매출의 약 90%가 미국에서 발생하는데 미국 태양광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며 "2023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미국의 태양광 수입량은 수요(태양광 설치량)를 상회했지만, 관세 예비판정 이후 지난해 4분기 수입량이 감소했다. 올해 수입량이 감소한다면 태양광 설치량이 감소하고 수급 밸런스는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3분기부터 시황 개선을 가정해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2000억원을 예상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 태양광 모듈 재고 부담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전망"이라며 "가격 반등이 충분히 가능하며 올 하반기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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