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삼성]](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7287_670629_635.jpg)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대표,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연이어 위기 극복 메시지를 전하며, 경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삼성과 LG는 회사를 이끄는 수뇌부들에게 강도 높은 '위기 극복' 의지를 주문,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국내 정치 불안정이라는 격변기를 돌파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는 평이 나온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총수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직접 메시지를 내고 글로벌 경영 현장을 찾는 등 위기 돌파에 주력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세미나에서 임원들에게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해 말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2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이번에 '사즉생'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그만큼 현재 삼성이 처한 복합 위기가 기업 생존에 직결될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지난달 말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의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위기 자체가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기술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하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라며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기술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사즉생' 발언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무게감을 실은 경고를 임원들에게 날린 것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특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반도체 업황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강한 위기 의식은 그룹 내 긴장감을 높이며 전사적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 회장은 최근 중국 출장길에 올라 일정을 소화했다. 전기차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샤오미, BYD 본사를 방문한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세계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참석한 회동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섰다.
![구광모 LG그룹 대표. [출처=LG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7287_670631_101.jpeg)
구광모 LG그룹 대표는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임원들에게 생존을 위해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이 회장이 임원들에게 '사즉생'의 각오를 주문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LG의 78주년 창립기념일에 열린 이번 사장단 회의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했다.
LG에 의하면 그룹은 분기마다 계열사 사장단이 모여 경영 현안을 공유하는 사장단 회의를 열고 미래 전략을 논의한다.
구 대표의 이번 발언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존의 방식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강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글로벌 경쟁 심화와 기술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LG그룹이 정체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구 대표는 생존을 위한 변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사업의 경우, 양적 성장과 조직 생존 논리에 치중하며 경쟁력이 하락해 기대했던 포트폴리오 고도화의 모습을 만들어 내지 못했으며, 이런 모습이 그동안의 관성이었다"며 "절박감을 갖고 과거의 관성, 전략과 실행의 불일치를 떨쳐내자"며 사장단이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어 줄 것을 당부했다.
여기에 미래 경쟁의 원천인 R&D 역시 선택과 집중, 우선순위 구축이 필요한 분야임을 명확히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출처=SK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7287_670632_1037.jpg)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불확실성이 큰 경영 환경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25일 상의 회장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최 회장은 상법 개정안에 반대 의사를 비치며 "상법 개정은 전혀 예측이 안되는 불확실성 탓에 맞닥드리는 리스크와 같다"며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이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지고 결정을 가능한 한 미루게 되는 '초불확실성의 시대'가 되는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요 그룹 총수들이 연이어 위기 극복 메시지를 내는 것은 그만큼 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라며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글로벌 경제 위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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