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출처=대한항공]](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7545_670934_352.jpg)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짠물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신의 보수를 직접 33% 인상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임금단체협상에서 조종사노동조합에 5% 인상안을 제시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조종사 처우는 항공사의 글로벌 경쟁력과 항공 안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다. 임원진의 보수만 상향하면서 항공안전을 논하는 한진그룹의 모순된 행보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APU)은 지난달 27일 노동쟁의 3차조정회의 이후 ‘조정 합의 취하’를 결정했다. 사측이 기존과 다른 처우개선안을 제안하면서 검토 과정을 갖기로 한 것이다.
■ APU, 대한항공 임금체계 일원화 요구…사측 5% 인상 제시
APU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통해 대한항공과 통합 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의 처우를 개선하려했다. 코로나19와 사측의 경영악화로 최근 10년간 물가 인상률보다 낮은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여 왔다. 대한항공과 통합 전에 단계적으로 동일한 처우를 약속받아 조합원의 불만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다.
구체적으로 노조는 △올해와 내년 임금협상 시 대한항공과 임금체계 일원화 및 처우 동일화 △합병에 따른 위로금 지급 △중·소형기의 대형기 전환 지연에 따른 처우 개선 △화물 부문 매각 관련 화물기 운항 승무원의 고용과 처우개선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임금을 비롯해 각종 수당 신설, 성과금, 위로금 지급 등 노조의 요구가 과하다는 입장이다. 기본급 5% 인상 등을 포함한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 회사의 상황을 감안하면 노조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APU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또 다른 노조인 열린조종사노조(AHPU)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적인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과도한 요구라는 주장을 내놨다.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출처=아시아나항공]](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7545_670935_411.jpeg)
■ 조원태 회장 보수상향…조종사 처우개선 부추길 전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임원진의 보수 상향률과 비교하면, APU의 처우 개선 요구는 미미한 수준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에서 51억300만원, 한진칼에서 41억5373만원, 진에어에서 9억5600만원 총 102억1273만원을 받았다. 지난 2023년(81억5703만원) 대비 25% 늘어난 수치다.
올해 조 회장의 보수는 더 늘어난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지난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이사 보수 최고한도액을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조 회장은 올해 33% 상향된 보수를 받을 수 있다.
조 회장과 임원진의 보수가 상향되면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도 올해 임단협에서 처우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사측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난해 최대실적 달성과 그동안 저조했던 임금인상률을 보상받으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조종사 처우, 글로벌 경쟁력ㆍ항공 안전 직결…개선 필요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담화문을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제 한진그룹이라는 지붕 아래 진정한 한 가족이 됐다”며 “안전에 대해서는 글로벌 최고의 항공사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한 안전의식을 갖춰달라”고 주문했다.
그의 안전 운항에 대한 주문처럼 조종사에 대한 처우가 개선될지는 의문이다. 업계는 임원진의 보수 상향으로 향후 노조의 요구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 과정에 조종사 처우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종사들이 비행에 집중해야 되는데 항공사에 불만이 생길 경우 조종석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질 가능성이 크다”며 “조종사 직업이 10년 전 20년 전만 해도 고소득으로 분류됐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급여 인상 수준이 낮아 불만을 갖는 조종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임원들의 보수가 매년 상향되는 상황에 조종사 및 직원들이 임금에 대한 불만으로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며 “양사 직원들의 불만을 가라앉히는 것이 향후 통합 대한항공 출범에 이로울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 승무원 [출처=대한항공]](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7545_671034_34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