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현대제철 노조가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경향신문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8일 무기한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사진=진명갑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8010_671546_38.jpg)
현대제철이 노동조합과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에서 갈등이 장기화되며 ‘무기한 총파업’ 위기가 드리워지고 있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두고 20번이 넘는 교섭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3일 서울 경향신문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교섭 회피와 일자리 축소, 중대재해 등 노동환경 악화를 이유로 들었다. 또 성과급 지급을 두고도 양측의 입장이 엇갈린다.
사측은 기본급 450%와 1000만원의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2023년 성과에 대한 보상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노조는 서강현 사장의 리더십 부재도 도마에 올렸다.
노조 관계자는 "결렬과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서 사장이 단 한 번도 교섭장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현장 소통은커녕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조차 형식적인 대응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현대제철이 지난 수년간 단체교섭을 매년 해를 넘기며 마무리했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현대제철 노조는 이를 ‘양재동 가이드라인’이라 불리는 그룹 내부 서열에 따른 비정상적 교섭 관행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룹 내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 등의 임단협이 마무리돼야 하위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협상도 타결된다는 구조다.
임단협이 평행선을 달리는 배경엔 현대제철의 녹록지 않은 경영 상황도 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매출은 23조 22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594억원으로 80% 급감했다. 철강 업황 부진과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 등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부터는 미국의 25% 철강 관세 부과까지 겹쳤다.
이에 현대제철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임원 급여 20% 삭감과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철강 관세 대응과 장기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신규 제철소 건립도 추진 중이다. 이번 제철소 건립에는 총 58억 달러, 한화 약 8조 5000억원이 투입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회사 상황이 어렵다는 점은 사측과 노조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원만한 협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