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출처=현대제철]](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7049_670330_2422.jpeg)
현대제철이 1월부터 검토해왔던 미국 제철소 건립을 확정했다. 총 58억 달러, 한화로 약 8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단순한 해외 생산기지 확장을 넘어, 현대자동차그룹의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라는 미국 내 완결형 밸류체인 전략의 일환이다.
하지만 투자 업계에서는 '어떻게 짓느냐'보다는 '무엇으로 짓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국 핵심은 자금 조달이다.
28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미국 전기로 제철소는 루이지애나주 미시시피 강 인접 216만 평 부지에 연간 270만 톤 생산 규모로 추진된다. 내년 3분기 착공, 2029년 상업 생산이 목표다.
이번 프로젝트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백악관에서 밝힌 4년간 210억 달러(약 30조 8000억원) 미국 투자 계획의 일부로, 자동차강판의 현지화 및 공급망 자립화가 핵심이다.
무엇보다 이번 투자는 미국의 철강 수입 규제와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이달부터 미국은 한국산 철강재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내달 2일부터는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도 적용된다.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투자 계획. [출처=현대제철]](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7049_670331_2451.png)
현대자동차그룹의 현지 생산으로 관세 장벽을 넘겠다는 의도는 분명하다. 더불어 현대제철의 경우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이 적은 전기로 공정을 통해 글로벌 탄소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는 전략적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현대제철의 현재 재무 상태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매출 23조 2261억원, 영업이익 15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0.4%, 80%가량 감소한 수치다. 업황 부진과 원자재 가격 변동, 글로벌 수요 둔화가 겹친 결과다.
회사는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까지 단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8조 원대 투자를 추진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자금 조달 방식을 자기자본 50%, 외부차입 50%로 설정했다. 아직 현대제철이 전체 투자금 중 어느 정도를 실제 부담하게 될지는 명확하지 않다. 업계는 현대제철이 20~30% 수준의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소 9000억~1조 3000억원에 달하는 부담이 불가피하다.
현대제철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 2956억원, 단기금융상품은 8606억원이다.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현대제철이 이번 투자에 대해 유상증자 계획이 없다고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지난 25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를 직접 밝힌 만큼, 증자를 통한 조달은 배제된 상황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관계사 지분 매각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현재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부가액 기준 약 1조 3000억원 규모다. 또한 HD현대오일뱅크 지분 2.2%(장부가액 약 1163억원)도 보유하고 있다. 이 두 자산은 매각 시 대규모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카드로 꼽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자금 조달 계획은 아직 논의 중인 단계"라며 "현대제철의 투자 금액, 지분율, 일정 등은 확정 시 관련 공시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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