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소재 카카오 사옥 [출처= EBN 김채린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8776_672419_5050.jpg)
매각설이 불거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의 몸값이 약 11조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실제 매각이 성사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카카오엔터의 실적과 재무구조에 비해 몸값이 과도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업황이 밝지 않아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카카오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해당 회사 주주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앞서 카카오가 카카오엔터의 주요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는 소식이 투자은행(IB)업계를 중심으로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단 부인한 것이다.
카카오엔터의 최대주주는 카카오로 66.0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포도 아시아 홀딩스가 6.73%,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더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PWARP인베스트먼트가 각각 5.10%씩 갖고 있다.
카카오엔터의 몸값이 11조원이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지난 2023년 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1조15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가 11조원 가량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당시 카카오엔터는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투자금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는 11조원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우선 기업가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실적과 재무구조가 양호하지 않다. 카카오엔터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8128억원으로 전년(1조8735억원) 대비 3.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692억원)보다 16.5% 증가한 806억원이다. 그러나 당기순손실은 2590억원으로 전년(1조2234억원) 대비 줄었지만 적자를 이어갔다.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면서 카카오엔터의 이익결손금은 2조914억원으로 전년(1조8266억원)보다 2648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65.3%로 전년(131.7%) 대비 33.6%p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100% 이하일 때 재무구조가 건전하다고 본다.
또한 그동안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국내 콘텐츠 기업의 인수·합병(M&A)에서 10조원대 규모의 매각 사례가 없었단 점도 카카오엔터의 몸값 추정치에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현재 콘텐츠 산업의 가치가 예전보다 낮아지고 있단 점도 부담이다.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 11조원은 2023년 투자를 유치했을 때 평가받았던 금액인데 그 당시와 현재 상황도 다르다. 당시 카카오엔터는 상장을 전제로 투자를 받았는데 현재 카카오엔터의 상장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 계열사 쪼개기 상장 논란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카카오의 엔터 사업은 큰 부침을 겪어왔다. 엔터 사업은 한 때 카카오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면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엔터의 종속기업만 42개에 달한다.
그러나 타파스엔터테인먼트 등 수천억원대 투자는 대규모 손실을 낳았다. 또한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대표와 임원이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로 이어졌다. 김 창업자는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