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6 시리즈 [제공=애플]](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032_672695_5739.jpg)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IT 기업 애플이 지난 1년간 인도 내 아이폰 생산량을 대폭 늘리며 '탈중국'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가 애플의 핵심 생산 기지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 물량이 총 220억달러(약 31조원, 공장 출고가 기준)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아이폰 생산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도 약 20%까지 치솟았다.
인도 기술부에 따르면 이 기간 인도에서 생산된 아이폰 중 약 1조5000억루피(약 25조원) 상당이 해외로 수출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중국산 제품 등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이후, 애플이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인도에서 미국으로의 아이폰 수출 물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애플이 지난달 전세기 6대를 동원해 아이폰 약 150만대(600톤 분량)를 인도에서 미국으로 긴급 공수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고율 관세를 집중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관세율이 낮은 인도를 미국 시장 공급을 위한 생산 기지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 행정부는 지난 12일 스마트폰 등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아이폰에 125%의 추가 상호관세는 적용되지 않게 됐지만, 상호관세와 별도로 중국에 부과된 20% 관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상호관세가 면제된 인도산 아이폰이 20% 관세를 적용받는 중국산 제품보다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애플은 앞으로 인도에서 생산된 아이폰의 미국 시장 공급 비중을 더욱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대한 공급망 업체 등 중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단기간 내 완전한 생산 기지 이전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압박에도 불구하고, 생산 시설 및 인력 부족 문제로 애플이 미국으로 생산 기지를 옮길 가능성은 작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애플은 2017년 인도에서 구형 아이폰 모델 생산을 시작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중국 공장의 심각한 생산 차질을 겪은 뒤 인도 생산 비중을 본격적으로 늘려왔다. 현재 인도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의 대부분은 인도 남부에 위치한 대만 폭스콘 공장에서 조립되며, 인도 기업인 타타 일렉트로닉스 등도 주요 공급업체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