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EBN AI 그래픽]](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034_672698_4321.pn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초고율 관세 정책이 진행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은 인도로 쏠리고 있다. 내수 중심의 견고한 경제 구조와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정책, 미중 갈등 속 중립적 외교 전략이 맞물리며 인도 자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13일 글로벌 주가지수 업체 MSCI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상호관세 방침을 발표한 이후에도 MSCI 인도 주식지수는 3% 미만의 하락에 그쳤다. 같은 시기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주가지수가 평균 6% 이상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인도 채권 시장 역시 중앙은행의 완화적 기조와 유동성 지원으로 세계적 매도세에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인도의 이 같은 회복력은 탄탄한 내수 기반에 기인한다. 스마트선 캐피털의 펀드 매니저 수밋 로라는 “인도 경제는 수출보다는 내수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무역 충격에 덜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이 저점 매수 기회이며, 올해 두 자릿수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조치에 대한 인도의 대응도 주목된다.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선 반면, 인도는 유화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향후 90일 내 미국과의 잠정 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 기술부는 최근 발표에서 2025 회계연도에 인도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54% 급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애플은 인도에서 174억 달러 규모의 아이폰을 수출했다. 이는 애플이 중국 중심의 생산 체제를 인도로 다변화하며 관세 회피 전략을 본격화한 결과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의 수혜국으로 인도가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인도의 대미 수출 비중은 아직 낮다. 인도는 미국 전체 수입에서 2.7%를 차지해 중국(14%), 멕시코(15%)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인도의 제조 역량과 지정학적 위치는 미국과의 무역 관계에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시장 분석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인도의 2026 회계연도 GDP 성장률을 7.2%로 전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수출 감소로 인해 0.3~0.4%포인트의 하향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전략가 마헤쉬 난두르카르는 “인도는 미국과 중국 의존도가 낮고, 유가 및 관세 부담도 비교적 작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호적인 포지션과 중앙은행의 성장 지향적 정책 덕분에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든 분야가 안전한 것은 아니다. 소프트웨어 및 제약 산업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부문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 밸류에이션도 아시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MSCI 인도 지수의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20배로, 아시아 평균 13배에 비해 높다.
BNP 파리바의 펀드매니저 에드워드 리스는 “일부 섹터는 조정이 필요하겠지만, 정부의 인프라 지출 확대와 금리 인하 정책이 확실한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재무부는 최근 각 부처에 성장 촉진을 위한 조기 자본 지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