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설 현장, 기사와 무관. [출처=연합]
아파트 건설 현장, 기사와 무관. [출처=연합]

봄이 왔지만 분양시장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1군 건설사인 롯데건설마저 최근 공급한 단지에서 잇따라 미분양을 겪으며 고전하는 모습이다. 브랜드 파워와 충성 고객층을 자랑하는 대형사조차 위축된 수요 심리를 돌려세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침체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낸다.

16일 부동산 청약홈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올해들어 공급한 신규 단지는 총 2곳이다. 지난 2월 '대전 롯데캐슬 더퍼스트'를 시작으로, 3월에는 경기 김포 '풍무역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분양에 나섰다.

대전 롯데캐슬 더퍼스트는 교통과 생활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웠고, 풍무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차별화된 설계와 상품성을 강조하며 홍보에 힘을 쏟았다.

특히 풍무역 단지는 견본주택 개관 당시 많은 인파가 몰리며 초기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관심은 청약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대전 롯데캐슬 더퍼스트는 모집 가구 342가구에 225건의 청약 신청이 접수됐고, 풍무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612가구 모집에 592건으로 턱걸이 수준에 머물렀다.

범위를 작년 전체로 넓히면 상황은 더 뚜렷해진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총 16개 단지를 공급했으며, 이 중 9곳만 분양을 완료했다. 56.3%의 완판률로, 절반 가까운 7곳(43.7%)은 미분양이 발생했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 인천, 부산, 울산, 광주 등 전국 주요 거점에서 공급이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물론 분양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절반 이상의 단지가 완판됐다는 점. 그리고 '롯데캐슬'이라는 브랜드 가치에 힘입어 연간 분양수익이 974억원(2023년 말)에서 2945억원(2024년 말)으로 202.6% 급등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미분양이 누적될경우 건설사도 부담스러울 수밖엔 없다.

황한솔 연구원은 "수도권도 여전히 분양은 이어지고 있지만,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고 거래량은 급감하면서 시장에 활기가 없다"며 "1군 건설사라 해도 청약 시장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수요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시장 전반의 구조적 회복 없이는 미분양 해소도 요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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