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Chat GPT]
[출처=Chat GPT]

독일 완성차 브랜드들이 생존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발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1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발표한 '미국 자동차 및 부품 관세에 대한 독일 주요 자동차 제조사 대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 주요 독일 브랜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에 따라 고심 끝에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이들은 각 브랜드의 미국 내 생산 비중, 재고량, 유통 경로 등을 고려해 차별화된 전략을 선택했다. 폭스바겐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티구안 등 주요 모델에 대해 '수입 요금(Importgebuehr)'을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25% 관세를 차량 가격표의 '도착지 요금(Destination Charge)' 항목에 반영해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이다.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는 철도 운송도 일시 중단하고, 신차의 통관 역시 보류하기로 했다. 

BMW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하루 1500대 이상을 생산하고 있지만,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일부 차량이 관세 영향을 받는다. BMW는 5월 1일까지는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시장 반응과 정책 변화에 따라 전략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이는 소비자 신뢰를 우선시하는 동시에 향후 유연한 가격 조정을 위한 포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일단 미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2025년형 모델에 대한 가격 인상은 없다고 발표했다. 벤츠는 현재 미국 내 충분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당분간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와 딜러의 불안감을 줄이고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미국 메르세데스 딜러협회도 이러한 결정이 소매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내 생산시설이 전무한 아우디와 포르쉐는 더 큰 부담에 직면했다. 아우디는 현재 약 3만 7000대의 재고 차량을 우선 판매하고 있으며, 해당 차량에는 '수입 요금 없음(No Added Import Fee)' 문구를 표시해 가격 안정성을 홍보 중이다.

하지만 재고 소진 이후부터는 관세 적용이 불가피하며, 인기 모델 Q5 역시 멕시코산이지만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포르쉐 역시 미국 내 생산 기반이 없고, 전체 판매량 중 약 1/3을 미국에서 소화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포르쉐 고객층은 가격에 비교적 둔감하다는 특성이 있어 당장 판매량 급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 브랜드인 현대차와 기아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달 초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앞으로 두 달간 기존 전 차종의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도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며, “MSRP(권장소비자가격) 유지로 소비자에게 안정감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지 생산 거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미국 판매 차량 현지 생산 비율은 현대차 40%, 기아 44%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관세에 따른 판매 가격도 중요하지만, 가격 인상 및 유지 결정은 경쟁 브랜드의 대응전략까지 고심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