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테슬라 전시장에 쓰여진 'RESIST'(사진=연합뉴스)
미국 라스베이거스 테슬라 전시장에 쓰여진 'RESIST'(사진=연합뉴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중 관세 전쟁이 본격화한 데다가,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도 중국 견제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주요 제조사는 전기차 판매 목표를 하향하고, 전기차 공급 조절에 나서고 있다.

15일 시장 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1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4%가량 증가한 30만대를 기록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12만8000대로 집계됐다. 반면, 제너럴 모터스(GM)가 신차 효과로 3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해 두 배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GM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혼다와 아큐라 또한 1분기에 1만4000여대를 판매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으며, 테슬라를 제외한 주요 업체들의 판매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트럼프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주요 선진국의 전기차 시장은 올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EU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4% 늘어난 25만5489대였고, 지난해 부진했던 한국 시장마저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앞선 기간보다 31%가량 뛰었다.

반면, 테슬라는 주요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했다. 테슬라는 앞서 1~3월 차량 인도량이 33만6681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수준이며 2022년 2분기 이후 최저다.

트럼프 관세 타격을 입기 전에 수요가 몰리면서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를 그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트럼프 관세의 수혜를 입지 못했다. 태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약하면서 비호감 이미지를 쌓았고,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1분기 전기차 판매량과 달리 2분기부터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전쟁을 본격화했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145%의 관세율을 부과하자, 테슬라는 중국 웹사이트에서 모델 S와 모델 X 차량에 대한 주문을 중단했다. 모델 S와 모델 X는 미국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한다. 

게다가 EU 또한 무역 전쟁에 뛰어들었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최저 가격을 설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에 이어 추가 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는 판매 목표를 일제히 하향하고 있다. 기아는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오는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26만대로 제시했다.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제시한 160만대보다 34만대 줄어든 수치다.

또한, GM은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이자 온타리오 조립 공장의 전기 상용 밴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기차 시장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굳어지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2025년 남은 기간은 신제품 출시와 건전한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전기차 판매에 있어 변동성이 큰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새로운 자동차 관세가 유지된다면, 특히 철강 관세와 전기차에 중요한 알루미늄 관세 때문에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에 엄청난 어려움을 안겨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소재 공급국인 중국과의 본격적인 무역 전쟁은 시장을 더욱 왜곡시킬 것"이라며 "여기에 새 정부가 바이든 시대의 전기차 판매 인센티브를 철회할 것이라는 숱한 추측까지 더해지면서 ​​2분기 이후 전기차 판매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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