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에서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191_672899_2121.jpg)
"한국은 AI확산 규칙(AI diffusion rule)에서 미국산 AI 반도체 수입 제한이 없는 몇 안 되는 국가. 규제 받는 중국, 인도 등에 비해 경쟁우위 있다."(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미국은 존스법을 폐지해 건조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상호 국방조달협정을 체결해 한국산 무기체계를 더 유연하게 확보해야 한다."(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글로벌 통상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이 조선·에너지·AI 산업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협회는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조선·방산, 에너지, AI·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간 실질적인 산업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행사에는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 겸 국제투자협력대사,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앤드류 게이틀리 주한미국대사관 상무공사, 마크 메네즈 美 에너지협회 회장,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마틴 초르젬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창욱 BCG MD파트너 등 양국 전문가와 기업인 120여명이 참석했다.
■"AI·반도체 파운데이션 모델 협력·GPU 투자분담 전략 필요"
AI·반도체 분야에서는 AI 파운데이션 모델 협력과 응용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창욱 BCG MD파트너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미국과 공동 활용하고, 데이터센터 설립 시 설비 투자비용을 분담하거나 GPU 임대 방식(GPUaaS)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틴 초르젬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최첨단 파운데이션 모델 학습에는 막대한 GPU 클러스터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한국은 자체 학습보다 활용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AI반도체 수입 규제가 없는 몇 안 되는 국가로, 중국·인도 등 경쟁국 대비 AI반도체 조달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AI 인프라 투자 기회도 강조했다.
마이크 예 마이크로소프트 정책협력법무실 아시아 총괄대표는 "트럼프 2기 정부는 AI 규제완화와 혁신을 기조로 할 것"이라며 "한국은 AI 학습 필수 자원인 HBM 및 반도체 주요 공급국으로, 미국의 핵심 파트너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對美 LNG 수입 확대·원전 협력 강화 전략 유효"
에너지 분야에서는 미국산 LNG 수입 확대와 원전 협력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마크 메네즈 美 에너지협회 회장은 “한국의 탄소 감축 노력에 따라 LNG 소비는 당분간 늘어날 것”이라며 “對美 무역흑자 완화 차원에서 미국산 LNG 수입 확대가 합리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유럽의 미국산 LNG 수요 감소로 공급 과잉 상태인 만큼, 한국이 대량 수입을 통해 가격 인하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원전 협력도 거론됐다. 마크 메네즈 회장은 "올해 초 체결된 원자력 협력 MOU를 기반으로 양국이 원전 수출과 기술 협력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미국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시공·운영 경험이 결합하면, 글로벌 에너지 전략에서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호 두산에너빌리티 팀장은 “미국 내 AI 구동을 위한 안정적인 전력공급 필요성이 커지며 2035년까지 35GW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가시화됐다”며 “한국의 공급망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시장 공동 진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방산 美 함정 MRO·건조 협력 확대…존스법 폐지 필요
조선·방산 분야에서는 미국 해군의 함정 노후화와 건조 역량 부족을 지적하며, 양국이 MRO(정비·운영·보수) 및 신조선 건조 분야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영상 발표에서 "미국의 노후 함정 정비 수요 급증으로 조선소 공간이 부족해 신규 건조까지 지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한국과 MRO 협력을 확대하면 전시에는 한국에서 빠른 수리가 가능하고, 평시에는 미국 조선소 여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조선 건조 협력을 위해선 미국 존스법(자국 선박 보호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우만 HD현대중공업 상무는 패널토론에서 “향후 30년간 364척의 신형 함정을 건조하겠다는 미국 해군 계획은 현재 역량으로는 도전적인 과제”라며 “한국 조선소의 MRO 및 건조 참여로 미 해군 전투 준비태세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존스법과 번스-톨레프슨법 등 법적 규제가 선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미 산업 협력, 통상·안보 넘어 산업공조로 확대
최중경 한미협회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의 생산역량과 미국의 첨단기술이 결합되면 양국 간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한국을 경제·산업 협력의 핵심 파트너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양국은 ‘불확실성의 시간’에서 ‘협상의 시간’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무역적자 해소와 제조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산업협력이 해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LNG, 조선, 항공우주, 반도체 중심의 한·미 산업협력 확대가 지속 가능한 통상 환경 조성과 병행돼야 한다"며 "비관세장벽 해소와 규제개혁이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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