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해외 매출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며 식품업계의 ‘라면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본사 전경. [출처=삼양라운드스퀘어]](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767_673642_949.jpg)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시가총액 7조원을 돌파했다. 주가는 93만원을 넘어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등극이 가시권에 들어왔고, 시총 기준으로는 CJ제일제당과 농심을 압도하며 국내 식품업계 대장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17일 전 거래일보다 0.4% 오른 93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7조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 전체 59위 규모로, 아모레퍼시픽(6조8000억원), LIG넥스원(6조4000억원) 등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0월 CJ제일제당을 시총 기준으로 제친 데 이어 불과 반년 만에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렸다. 현재 CJ제일제당의 시총은 약 3조6000억원, 농심은 약 2조50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주에서 이례적으로 ‘성장주’로 평가받는 유일한 종목”이라고 분석했다.
삼양식품의 실적 상승세는 글로벌 수출 확대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해외 매출은 1조3359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급증했으며, 전체 매출 중 80%가 수출에서 발생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 2016년 900억원대에서 시작해 2020년 3000억원대, 2022년 6000억원대를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2023년에는 8000억원을 넘어선 지 1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며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77%에 달했다.
삼양식품의 주요 수출국은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으로 특히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미국 법인은 전년 대비 127% 상승한 2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중국 법인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21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한 ‘K-라면’ 브랜드가 미국,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로 안착하며 브랜드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특히 MZ세대 중심의 매운맛 열풍과 콘텐츠 확산이 겹치면서 자연스러운 마케팅 효과도 함께 작용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해외사업 부문이 또다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6월 밀양2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부터 생산공장을 최대로 가동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밀양2공장을 통해 확보한 추가적인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이 같은 글로벌 수요 증가세를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밀양2공장은 6개 라인에서 연간 최대 6억9000만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그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미국 수출 규제 변수도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은 이달 10일 한국산 라면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결정했고, 이는 단기 리스크 해소로 이어지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기존 식품업체와 달리 수출 중심 고성장 모델을 구축했다”며 “원가 부담이 높은 내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만큼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정당화되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 조정만 없다면 100만원 주가 돌파는 시간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