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 본사 사옥 '지타워'. [출처=넷마블]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 본사 사옥 '지타워'. [출처=넷마블]

넷마블이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본사 사옥 '지타워' 매각을 추진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넷마블은 재무구조가 건실하지만 실적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손에 쥐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최근 서울 구로동 소재 본사 사옥 '지타워'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부동산 거래 자문사들에 발송했다. 이번 주 안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매각주관사를 선정해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지타워는 지하 7층~지상 39층, 연면적 17만여㎡ 규모의 대형 빌딩이다. 넷마블은 매각가로 7000억~8000억원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본사 사옥을 포함한 토지·건물·구축물 등의 장부가액은 4098억원이다. 넷마블이 희망하는 가격으로 지타워를 매각하면 3000억~4000억 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넷마블은 당장 현금이 급하진 않다. 작년 말 기준 넷마블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779억원으로 전년(4303억원) 대비 34.3% 늘었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도 6173억원으로 전년(1조3834억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부채비율도 49.4%로 6.5%p 감소했다. 

그러나 넷마블은 올해 실적 성장이 둔화될 전망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며 넷마블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2조7185억원, 영업이익은 1.3% 늘어난 218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215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3년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는 넷마블의 주력 장르 게임의 매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것과 연관이 깊다. 지난해 넷마블 매출에서 역할수행게임(RPG)은 33~45%를 차지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9~15%를 점했다. 두 장르의 매출 비중이 42~60%에 달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르별로 보면 RPG, 그 중에서도 MMORPG 장르의 매출 감소세가 뚜렷하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흥행 지속성 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며 "RPG 장르가 주를 이루는 넷마블 신작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게 형성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성장이 둔화된 넷마블이 미래 먹거리 투자를 위해 지타워 매각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선제적으로 현금 자산을 확보해 신작 개발, 타법인 인수·합병(M&A) 등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 

올해 넷마블은 총 9종의 신작으로 물량 공세에 나선다. 여기에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지난달 올해 첫 신작 'RF 온라인 넥스트'를 출시했고 상반기 '세븐나이츠 리버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킹 오브 파이터 AFK'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내 '일곱 개의 대죄: Origin', '나 혼자만 레벨업:ARISE(스팀)' 등을 포함해 9개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넷마블은 대형 M&A로 꾸준히 몸집을 키워왔다. 2021년 홍콩 소셜카지노 게임업체 '스핀엑스'를 약 2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2019년에는 1조74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렌탈업체 코웨이를 사들였다. 

지타워 매각과 관련해 넷마블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와는 전혀 상관없고 회사의 자산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위해 다각도로 다양한 검토를 진행하는 것일 뿐"이라며 "매각과 관련해서 현재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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