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정비창전면 제1구역 조합 원안 설계 조감도.[출처=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정비창전면 제1구역 조합 원안 설계 조감도.[출처=HDC현대산업개발]

서울 도심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을 둘러싼 시공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이 사상 유례없는 ‘파격 조건’을 전면에 내세우며 정비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금융부터 설계, 공사비, 미분양 대응책까지 전방위에 걸쳐 조합원의 부담을 줄이고 사업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도시정비사업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제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출처= HDC현대산업개발]
[출처= HDC현대산업개발]

HDC현산이 제안한 사업비 조달금리 CD+0.1%는 도시정비사업 역대 최저 수준이다. 경쟁사인 포스코이앤씨의 CD+0.7%와 비교해 0.6%p 낮은 금리로, 수천억 원대 사업비 규모를 고려할 때 수백억 원의 금융 이자 차이를 발생시킬 수 있다.

여기에 세대당 최저 이주비 20억 원(LTV 150%)까지 보장하는 조건을 걸었다. 이는 역대 정비사업 중 최고 수준으로, 소형 지분을 보유한 조합원까지 충분한 이주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사업 지연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초과 대출에도 동일한 LTV를 적용해 현실적인 금융 접근성을 제공한다.

공사비는 평당 858만 원으로, 조합 예상가(960만 원) 대비 100만 원 이상 저렴하고, 경쟁사 제안가(894만 원)보다도 36만 원 낮다. 주목할 점은 이처럼 낮은 단가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보다 연면적 5,843평을 더 확보했다는 것이다. 지하 공간 활용과 수익형 비주거시설 배치 최적화 등을 통해 수익 극대화를 도모한 결과다.

또한 HDC현산은 공사기간을 42개월로 제시해, 경쟁사보다 5개월 앞당긴 일정을 제시했다. 이는 조합원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임시거주비, 금융이자 절감 효과는 물론, 상가 등의 조기 수익 실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HDC현산은 9개 동 설계안을 제시해 포스코의 12개 동 대비 인동거리 확보와 조경 면적 확장에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조경팀과 협업해 ‘체류형 조경’을 콘셉트로 고급 주거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재건축을 넘어,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의 탈바꿈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제안 중 하나는 상가·오피스 등 비주거시설 미분양에 대한 대물변제 조건이다. HDC현산은 최초 일반분양가 또는 준공 시 감정가 중 높은 금액으로 대물변제를 약속했다. 이는 조합원 비례율 하락 및 자산가치 저하 우려를 근본적으로 차단해 주는 강력한 안전장치로 평가받는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상업시설에 대해서만 관리처분가격 기준 대물변제를 제안했으며, 오피스 시설은 아예 대물변제를 제외하고 책임임차 방식만을 제시해 상대적으로 리스크 보장 수준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표면적인 수치만 보면 큰 차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조합원이 체감할 수 있는 금융 부담, 이주비 확보, 미분양 리스크 해소 수준에서 HDC현산 제안이 훨씬 현실적이고 유리하다”며 “이번 용산정비창 사업은 단순 수주 경쟁이 아니라 도시정비 패러다임 전환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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