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반건설 사옥 전경(호반파크). [제공=호반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2490_676751_3245.jpg)
호반그룹 계열사들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18% 중반까지 끌어올리며 조용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단순 투자'가 호반 측의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최근 몇 년간의 연속된 지분 매입과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등을 고려할 때 경영권 견제 또는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도 해석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호반건설과 계열사들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장내 매수를 통해 한진칼 주식 총 64만5,974주를 확보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가 64만1,974주(0.96%), ㈜호반이 3만4,000주(0.05%)를 각각 매수했고, 기존 보유분까지 포함해 특별관계자 지분율은 18.46%에 이른다. 이는 작년 말 17.44%에서 1.0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한진칼 최대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30.54%에 달하지만, 이 중 산업은행(10.58%)과 델타항공(14.9%) 등 전략적 우군의 보유 지분을 제외하면 실질 지분은 19.96%로 파악된다. 호반 측과의 격차는 약 1.5%포인트에 불과하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2490_676753_3339.png)
호반건설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2023년 팬오션 보유분(5.85%)까지 추가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최근까지도 수십 차례 장내 매수를 지속하며 꾸준히 보폭을 넓혀온 상태다.
호반건설은 지분 확대의 배경을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의결권 행사에서는 조 회장 측과 결을 달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보수한도를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업계에서는 호반 조원태 회장 체제에 직접적인 도전을 하기보다 독립적인 판단을 통해 주요 안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견제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회장 측은 산업은행 및 델타항공 등 우호 지분을 기반으로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향후 정관 변경이나 배당 등 민감한 의결 사안에서는 호반의 입장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지금은 직접적인 경영 참여 신호를 보내고 있지는 않지만, 이사회 안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낸 만큼 장기적 지분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며 "현 경영진에 대한 우군이라기보다는 독립적 영향력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