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사옥 모습. [출처=연합]
CJ그룹 사옥 모습. [출처=연합]

CJ그룹의 상장 자회사와 비상장 자회사가 1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 CJ ENM, CJ CGV 등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반면 CJ올리브영과 CJ푸드빌 등 비상장 자회사는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그룹 내 존재감을 키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0조6000억원, 영업이익 53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증권가 컨센서스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예상을 12%가량 하회했다. CJ 내부에서도 ‘예년과 다른 흐름’이라는 인식이 감지된다.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은 상장사에 집중돼 있다. CJ제일제당은 매출은 7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줄어든 3332억원을 기록했다.

CJ ENM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1.4% 감소한 1조1400억원,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4.3% 급감했다. CJ CGV 매출(5336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32억원)은 29.5% 줄었다.

반면 비상장 자회사들은 실적 청신호를 켰다. CJ올리브영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1조234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263억원으로 전년 동기 19.3%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올리브영의 경우 오프라인 매출이 약 15%, 온라인은 14%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유통 환경 악화 속에서 ‘효자’ 역할을 했다. 특히 중국 관광객 유입 회복세와 오프라인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CJ푸드빌의 1분기 매출은 2298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글로벌 베이커리 점포 수가 확대하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이다. CJ푸드빌은 중장기적으로 해외에 총 뚜레쥬르 1000점을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상장사와 비상장 자회사 간 실적이 엇갈리면서 CJ그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당장 상장 자회사들이 그룹 매출 비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상장 자회사의 경쟁력 회복이 그룹 전체의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CJ 상장사 체질 개선을 통한 비용 효율화, 성장성이 검증된 비상장사의 지속적 육성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시장 확대와 신성장동력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슈완스 인수 효과가 서서히 반영되는 가운데 바이오 사업의 고도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CJ ENM은 콘텐츠 제작·유통을 넘어 글로벌 OTT 시장 공략과 음악 지적재산권(IP)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CJ올리브영은 뷰티·헬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오프라인 체험 중심 매장을 확대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CJ올리브영이 그룹의 비상장 자회사 중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가진 만큼 향후 상장 추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CJ그룹은 “내수 경기 침체 영향과 국내식품 계절성 요인 등으로 이익이 감소했다”면서도 “올리브영의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