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가격이 전방위 상승세를 보이면서 '미트 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5564_680352_1910.jpg)
최근 축산물 가격이 전방위 상승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식탁물가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가격 급등 억제를 위해 할당관세와 담합 조사 등의 대책에 나섰지만 공급 감소와 질병 확산, 계절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뚜렷한 진정세는 나타나지 않는 모양새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이 발표한 '6월 축산관측'에 따르면 이달 돼지고기·소고기·달걀 가격이 모두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축산물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것은 달걀이다. 농경연은 6월 달걀 산지 가격(특란 10개 기준)이 1850원~1950원으로 1년 전보다 12.4~18.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평년 가격과 비교해도 9.9~15.8% 높은 수준이다. 주요 상승 요인으로는 3월 충청권을 중심으로 발생한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전염성 기관지염(IB), 가금티푸스 등 질병 확산과 산란계 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가 지목됐다. 달걀 생산량은 지난 4월부터 4~6%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달걀 소비자 가격도 덩달아 오르며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기준 특란 한 판(30개) 소비자 가격은 평균 7026원으로, 2021년 7월 이후 처음으로 7000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 평년 대비 4.2% 상승한 수치다.
이런 상황에 다른 축산물 가격도 큰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농경연은 6월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1㎏당 5900~6100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 평년 대비 8.9%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돼지 도축 마릿수가 전년 대비 2.7% 감소하면서 공급이 줄었고 국내산 가공용 원료육 수급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달부터 돼지고기 1만t에 대해 할당관세(0%)를 적용하는 동시에 산란계협회의 가격 인상 고시가 담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한 상태다.
소고기 역시 도매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농경연은 2분기 한우 1등급 기준 도매가격이 ㎏당 1만8000~1만85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8.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출하 지연과 번식우 비율 증가 등으로 도축 물량이 감소한 가운데 여름철 소비 증가가 맞물리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것이다.
달걀과 돼지고기, 소고기 등 주요 축산물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식탁 물가'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축산물은 수급 불안이 잦고 변동성이 높아 전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며 "일시적인 가격 상승이 전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농경연은 이달 달걀 가격이 정점을 찍은 뒤 7월부터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름철 소비 감소로 특란 10개 기준 산지 가격이 1750~1850원 선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경우 공급 불균형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어 가격 상승 기조가 3분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축산물 가격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가공식품·외식 물가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새 정부의 공급 안정 대책과 소비자 물가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