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5894_680769_36.jpg)
롯데쇼핑이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 증가율 29%를 기록하며 반등 신호를 보였지만, 실질적 체질 개선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 호조에 기반한 것으로 국내 유통 부문은 마트·슈퍼·이커머스 전반에서 수익성 악화가 이어졌다.
특히 이커머스는 구조조정과 고정비 절감에도 불구하고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며 롯데 유통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오는 13일 기업설명회(IR)를 앞두고 1분기 실적에 '체질 개선을 위한 변화의 여정'이라고 이름 붙였다. 하지만 현재의 회복세는 일시적 '수혈'에 가깝다는 구조적 비판마저 나온다.
롯데쇼핑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쇼핑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3조4568억원. 당기순이익은 181억원으로 75.1% 급감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1482억원으로 29.0% 증가했다. 이처럼 매출과 순이익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배경은 해외사업, 특히 베트남 법인의 실적 호조에 있다.
베트남 백화점은 5개 분기 연속 손실폭을 줄인 끝에 올해 1분기 첫 흑자(4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은 255억 원으로 33.8% 증가했다. 할인점 부문에서도 베트남은 영업이익 126억원, 영업이익률 10.8%로 롯데쇼핑 전체 부문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면 국내 사업은 전 부문에서 후퇴했다. 마트와 슈퍼를 합친 그로서리 부문은 매출 4.3% 감소, 영업이익 73.4% 급감을 기록했다. 하이마트는 적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컬처웍스는 대형 영화 부재에 따른 관객 감소로 영업이익 -104억원을 기록, 적자 전환됐다.
문제는 롯데쇼핑이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이커머스 사업의 구조적 적자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롯데ON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283억원, 영업손실은 -85억원이었다. 2023년 전체 기준으로는 -685억원에 달한다.
롯데 측은 "광고수익 증가 및 거래액 개선 등 지표상 변화가 있다"고 설명하지만, 여전히 플랫폼 손익분기점(BEP)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기반 전략(L.TOWN)도 뚜렷한 가시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수익화에 대한 외부의 회의론은 여전하다.
한 기관투자자 는 "문제는 롯데쇼핑이 매 분기마다 '체질 개선'을 말하지만, 실제로 바뀐 것이 무엇인지 투자자들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베트남 실적에 기대는 구조 속에서 국내 리테일 본진이 계속 부진하다면, 결국 비용만 늘어난 전환이란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롯데쇼핑은 이번 분기 실적 발표 자료 전반에 걸쳐 '변화의 여정(Transformation Journey) 2.0'이라는 슬로건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은 베트남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내 사업 부문에서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다. 실제 체질 개선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관점에서 IR 당일에는 해외사업 확대 전략과 함께 이커머스 구조조정 방안, 부진 사업에 대한 철수 혹은 축소 계획 등이 투자자 신뢰 회복의 핵심 메시지로 나와야 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