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외부 전경. [출처=롯데쇼핑]](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5708_680520_5319.jpg)
롯데쇼핑이 올해 1분기 해외 사업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끌어올렸지만, 내수 침체와 일회성 이익 소멸의 이중 악재로 당기순이익은 급감을 기록했다.
전통 유통 자회사인 하이마트와 홈쇼핑은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회복의 실마리를 찾고 있지만 국내 소비심리 회복 없이는 반등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롯데쇼핑 올해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0% 증가한 1482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해외 백화점·할인점의 실적 개선과 하이마트 매출 반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반면 매출은 3조4,568억원으로 1.6%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81억원으로 75.1%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중국 청두 백화점 리스 종료에 따른 293억 원의 일회성 이익과 슈퍼 자산처분이익 157억 원 등이 반영돼 기저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동남아 시장이다.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점은 오픈 6개 분기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해외 할인점 중 베트남 사업부는 영업이익률(OPM) 10.8%를 기록했으며 기존점 매출 신장률도 6.0%에 달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르바란 명절 효과와 리뉴얼 매장 확대에 힘입어 1분기 할인점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0.6% 늘었다. 전체 해외 할인점 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14%를 차지하며, 국내 사업과 동등한 수준까지 성장했다.
![연결자회사 하이마트·홈쇼핑·컬처웍스 경영실적 요약 그래프. [출처=롯데쇼핑]](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5708_680521_5338.png)
국내 자회사 중에서는 하이마트가 3년 7개월 만에 매출 증가로 전환한 점이 눈에 띈다. 다만 영업손실은 여전(-111억 원)했으며,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된 수준에 그쳤다. 롯데는 PB(자체 브랜드)와 서비스 품목 확대를 통해 손익 개선에 나서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이익 중심 포트폴리오' 전략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무형상품 중심의 편성을 줄이고, 유형상품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통해 영업이익은 1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했다. 이커머스 부문은 여전히 적자 상태이나(-85억 원), 광고 매출 증가와 거래액 확대가 긍정적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다.
영화관 운영 자회사인 롯데컬처웍스는 입장객 감소와 흥행작 부재로 매출이 24.9% 감소한 가운데, 영업손익도 -104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년도에 영화 '파묘' 흥행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겹치며 실적 반전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는 비필수 소비재에 대한 국내 수요 위축과 문화 소비의 양극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읽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국내는 리뉴얼과 고효율 점포 전략을 통해 방어에 집중하고, 동남아 거점 중심의 해외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롯데ON 등 디지털 채널의 수익성도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백화점과 마트는 성장 한계에 다다랐고,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서 구조적 반등을 실현한 것은 유통 대기업의 새로운 축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