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공사현장, 기사와무관.[출처=EBN]
서울 서초구 공사현장, 기사와무관.[출처=EBN]

서울 핵심 지역의 '초대어급'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을 둘러싼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사업비만 수조원에 달하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을 비롯해 개포, 압구정, 성수 등 이른바 '노른자 땅'을 놓고 건설사 간의 치열한 물밑 경쟁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랜드마크급 사업지의 시공권을 어느 건설사가 확보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 시평 1·3위 삼성·대우, '개포우성7차' 사업 두고 맡대결 펼치나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도시정비 수주전의 중심에 선 곳은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이다. 개포택지개발지구 재건축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상징성을 갖는 데다, 공사비만 6778억원에 달하는 핵심 사업지로 꼽힌다.

이런 열기를 방증하듯 지난달 2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 총 9개 건설사가 참석하며 사업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이 중 본입찰에 나설 것으로 유력시되는 곳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김보현 대표이사 명의로 지난달 30일 공식 참여를 선언하고, 지난해 수주한 개포주공5단지(6970억원)에 이어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개포 일대에 안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개포우성7차는 기존 14층·802가구를 최고 35층·1122가구로 탈바꿈시키는 재건축 사업이다. 시공사 입찰 마감일은 오는 19일이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홍보관에서 수주활동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출처=포스코이앤씨)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홍보관에서 수주활동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출처=포스코이앤씨)
홍보관 방문한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출처=HDC현대산업개발 제공]
홍보관 방문한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출처=HDC현대산업개발 제공]

◆ 포스코이앤씨 vs HDC현산…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자존심 건 맞대결'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도 업계 최대 관심사다.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 간 자존심을 건 맞대결이 본격화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총사업비는 1조원대로 추산되며, 한강 조망권 확보와 용산역과의 통합 개발 가능성 등 입지적 장점이 부각되는 사업지다. 

여기에 조합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각종 금융 혜택이 제시되며 경쟁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최종 시공사 선정은 오는 22일 이뤄질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워 '오티에르 용산'을 제안했다. 세계적 건축가 벤 반 베르켈(UNStudio)과 협업한 곡선형 외관과 스카이브릿지를 선보였으며, AI 기반 한강 조망 시뮬레이션을 통해 세대별 전망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실내는 디자이너 양태오의 인테리어, 덴마크 조명 브랜드 '베르판', 독일 '슈코'의 2분할 와이드 프레임 창호 등을 적용해 고급화를 더했다. 대안설계 기준 공사비는 9099억원이다.

HDC현산은 단지명 '더 라인 330'을 내세우며 SMDP, LERA,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CBRE, LPA, 파크하얏트 등 글로벌 파트너 6곳과의 협업을 강조했다. 

특히 파크하얏트 호텔 유치와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의 조경 설계 협업을 통해,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운영까지 책임지는 '디벨로퍼'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다. 대안설계 기준 공사비는 9244억원이다.

◆ 성수1지구, 현대건설 vs GS건설 vs HDC현산…3파전 예고

서울 성동구에선 성수1지구를 둘러싼 시공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건설, GS건설, HDC현산 등 국내 대표 대형 건설사 3곳이 관심을 보이면서다. 

성수1지구는 총 4개 구역으로 구성된 성수전략정비구역 중에서도 입지와 면적 면에서 사업성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1지구 수주가 향후 성수 일대 추가 구역 수주는 물론, 한강 이남 압구정 재건축 단지 시공권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건설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과 GS건설 간 물밑 경쟁은 벌써부터 뜨겁다. 

현대건설은 성수1지구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고, GS건설은 2017년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시공사 선정 당시 현대건설에 패한 기억을 되살리며 설욕전을 준비 중이다.

조합은 이르면 오는 7~8월, 늦어도 3분기 내에는 시공사 입찰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추가 건설사의 참여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는 만큼, 향후 수주전 구도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서울 도심 핵심 입지를 둘러싼 이번 수주전은, 단순한 시공권 경쟁을 넘어, 브랜드 가치, 미래 개발 전략, 조합원 신뢰 확보 능력 등 종합 역량이 총동원되는 전장이 되고 있다. 과연 어느 기업이 각 지역의 최종 승자로 등극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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