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국화학연구원]
[출처=한국화학연구원]

양자역학 계산 없이도 분자의 전자 수준 정보를 활용해 물성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나경석 선임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찬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자기지도 확산 모델 기반 분자 표현학습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이번 기술은 비싼 계산 자원 없이도 분자의 근본적인 특성인 전자 수준 정보를 학습해 물성 예측을 수행한다. 기존 전자 수준 정보를 얻기 위해 막대한 계산 비용이 드는 양자역학 기반 접근이 필수였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기존 AI는 원자 수준 정보에 의존해왔다.

연구팀은 소규모 분자들의 양자역학 데이터를 조합해, 보다 복잡한 분자의 전자 구조와 물성을 추론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AI는 '자기지도학습(Self-supervised learning)' 방식을 활용해,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데이터를 해석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복잡한 분자는 화학적으로 유효한 부분 구조로 분해되며, 각 구조의 전자 특성 정보는 양자화학 데이터베이스에서 불러와 전체 분자의 특성을 빠르게 추정한다. 이 과정을 통해 10밀리초(ms) 이내에 물성 예측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실제 물리화학·약학·독성·광학 분야에서 수집된 2만9,711건의 실험 분자 데이터에 해당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OLED 및 태양전지 소재 설계에 활용되는 광학 특성 예측 문제(CH-DC, CH-AC)에서 기존 AI 모델 대비 2배 이상 높은 예측 정확도(88%)를 기록했다. 기존 모델은 31∼44% 수준이었다.

나경석 선임연구원은 "산업계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을 만큼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의약 분야에서 신물질 개발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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