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대형마트 내 계란 진열대.[출처=연합]
▶ 서울의 한 대형마트 내 계란 진열대.[출처=연합]

장바구니 물가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계란값이 4년 만에 7000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특란 한 판(30개) 소비자 가격은 평균 7026원으로, 2021년 7월 이후 처음으로 7000원 선을 돌파했다. 계란값 상승에 따른 소비자 체감 물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대형마트들은 납품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판매가를 8000원 미만으로 유지하며 방어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2년 전부터 유지해온 7990원의 특란 판매가를 고수하고 있으며, 이마트 역시 지난해 6월 7580원에서 현재 7980원으로 가격 인상을 400원(5.3%)에 그쳤다. 롯데마트도 대란 중심 판매 전략을 고수하며 7990원 수준에서 조정을 최소화하고 있다.

납품가는 작년보다 10~20%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형마트들은 이윤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어전략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우려의 시선이 따른다.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이 길어질 경우 마트 간 가격 인상 '눈치 싸움'이 본격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란 수급은 아직까지 비교적 안정적이다. 대형마트들은 “일일 수급량은 작년의 80~90% 수준으로 판매용 물량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판매 촉진을 위한 할인 행사는 자제하는 분위기다.

정부와 유통업계는 여름철 수요 감소와 병아리 입식 확대에 따라 가격이 일시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농식품부는 산란계 생산 기간을 평균 84주령에서 87주령으로 연장하고, 여름철 휴가 수요 감소가 맞물리면 계란값도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마트들은 계란 가격 방어와 수급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준비 중이다. 신규 협력사 발굴로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기존의 30구 판란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동물복지란, 등급란 등 다양한 상품군을 확충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공급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유사 시 가격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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