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물가안정상황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물가안정상황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주요 은행장들과 한자리에 모인다. 23일 오후 열리는 은행연합회 정례 이사회 후 진행되는 만찬에서 이 총재는 가계대출, 디지털화폐, 스테이블코인, 배드뱅크 설립 등 금융권의 주요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계대출 문제가 이번 회동의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서울 아파트 가격은 과거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고,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서만 4조원 가까이 증가해 금융당국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주택가격과 대출 증가 속도에 따라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은행권에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실험 참여도 독려할 방침이다. 디지털화폐(CBDC) 실거래 실험으로 출범한 프로젝트 한강은 현재 1단계로 송금·지급 기능 검증이 이뤄지고 있으며, 연말 예정된 2단계에서는 바우처 프로그램과 송금 기능이 확대된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와 관련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비은행권까지 발행 범위를 확대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안정성과 감독 가능성을 이유로 은행 중심의 단계적 도입을 강조하고 있다. 은행권 역시 수익성과 혁신 기회를 고려해 긍정적인 측면을 기대하면서도 예금 이탈, 규제 불확실성, 보안 리스크 등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이날 회동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배드뱅크 설립에 관한 논의도 진행된다. 정부는 장기 연체자 구제 목적으로 5000만원 이하 무담보 채권을 일괄 매입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총 8000억원의 재원을 조달 중이다. 이 중 절반은 2차 추경으로, 나머지는 은행권 분담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은행권은 출자 방식과 분담 기준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2009년 유암코 출범 당시에는 총자산 기준으로 출자했으며, 2023년 상생 금융지원과 소상공인 보증 대출 재원 분담은 각각 당기순이익과 신용보증재단 대출잔액 점유율을 기준으로 삼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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