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출처=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출처=대한상공회의소]

올해 상반기 채용시장에서 기업들의 뚜렷한 '경력 선호'와 청년 구직자들의 연봉 기대치 간 격차, 비수도권 취업에 대한 인식 변화가 주요 특징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대졸 청년 구직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와 민간 채용 플랫폼의 채용공고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4일 밝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민간 채용 플랫폼에 등록된 채용공고 14만4181건 중, 경력직만 채용하는 공고가 전체의 82.0%에 달했다. 신입·경력 동시 채용은 15.4%, 신입만을 채용하는 공고는 불과 2.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대졸 청년 구직자들도 경력 중심 채용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 응답자의 53.9%가 ‘경력 중심 채용’을 취업 진입장벽으로 꼽았고, 33.5%는 ‘인사적체로 인한 신규채용 여력 부족’을 지적했다. ‘AI 등 자동화로 인한 고용규모 축소’를 언급한 비율도 26.5%에 이르렀다. 

특히 대학생 시절 직무경험을 쌓지 못한 비율이 53.2%에 달하면서 실전 투입 인력을 원하는 기업 수요와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의는 "공채보다 수시채용, 신입보다 중고신입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대학 재학 중 인턴과 실습 기회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청년일경험사업 △일학습병행제 등 실무 연계형 프로그램 확대와 참여기업 인센티브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올 상반기 대졸 청년 구직자의 평균 희망연봉은 4023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입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의 평균 제시 연봉은 3708만원으로, 양측의 격차는 평균 315만원에 달했다.

이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의 대기업 선호는 여전했다. 중견기업(33.8%)과 대기업(28.4%)을 합쳐 62.2%가 중대형 기업 취업을 선호했으며, 중소기업(11.4%)이나 벤처·스타트업(3.5%) 취업 희망자는 총 14.9%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상의는 "연봉, 복지, 근무환경 등 채용정보를 데이터 기반으로 구직자에게 제공하는 맞춤형 플랫폼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수도권 청년 구직자들의 지역 취업에 대한 인식 변화다. 서울·경기·인천 거주 응답자의 63.4%는 "좋은 일자리라면 비수도권에서도 취업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비수도권 취업 조건으로는 △높은 급여 수준(78.9%) △복지 제도(57.1%) △워라밸(55.8%) △고용 안정성(42.5%) △커리어 개발 기회(29.1%) 등을 꼽았다.

윤정혜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청년들의 지방 취업에 대한 거부감이 완화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 대표 산업 육성 정책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나아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메가 샌드박스’ 전략이 필요하다"며 "중앙 및 지방정부가 규제혁신과 AI 인프라 조성, 글로벌 정주여건 등을 갖춘 민간주도형 글로벌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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