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오일뱅크 대산 공장 전경 [출처=HD현대오일뱅크]](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837_682997_442.jpg)
정유업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이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환경이 시시각각 바뀌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증산 공개 압박까지 더해진 까닭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라 향후 중단기 수익성이 좌우될 수 있는 만큼 중동에서 벌어지는 현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24일 오전 8시 39분 기준 전장 대비 4.98% 급락한 배럴당 65.10달러에 거래됐다. 20일 종가 73.84달러 대비 11.83%나 급락했다. WTI 선물 가격은 이달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전 배럴당 65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면서 무력 충돌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이 주변국 주둔 미군 기지에 한정된 데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께(한국시각)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는 것으로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미국 정유사들에게 공개적으로 증산 압박을 펼치면서 유가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모두 오일 가격을 낮추라"면서 "너희는 적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국제 유가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이다. 국제 유가는 최근 글로벌 원유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 수출 통로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와 석유제품 규모는 일일 2000만 배럴 수준으로 이는 글로벌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양이다. 해상 석유 수송량 기준으로는 약 27%를 차지한다.
실제로 미국이 지난 22일 이란 핵시설 세 곳을 전격 공습하자 국제 유가는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23일 오전 한 때 서부텍사스중질유(WTI) 7월 인도분 원유는 전 거래일 대비 3.36% 오른 배럴당 76.32달러에 거래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3.27% 오른 79.49달러에 거래됐다.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브렌트유는 21일 한때 배럴당 81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해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직접 개입하면서 이란이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이자 병목 지점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출처=GS칼텍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837_683001_5112.jpg)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 예의주시…시나리오 따라 득실 공존
월가에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 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란이 중동 지역 내 미국 기지를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 봉쇄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선까지 단숨에 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증권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실제로 시도할 경우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유업계 역시 중동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해협이 봉쇄될 경우 원유와 정제품 운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단기적으로 정유사들의 정제 마진이 상승할 수 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 이익의 핵심 지표 중 하나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비를 제외한 금액이다. 통상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로 알려졌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산유량에 차질이 발생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증산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으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이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의 수출 통로인 만큼 유가와 JKM(일본·한국의 LNG 가격 지표) 가격의 상방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국내 정유사들에 정제 마진 상승과 재고평가 이익 발생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에쓰오일뿐만 아니라 최근 상법 개정 추진과 관련해서도 수혜가 가능한 HD현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글로벌 공급과 수요에 차질이 생기면서 자칫 글로벌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얻는 이윤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손실이 더 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해협 봉쇄로 단기적으로 정유사들이 수혜를 입을 수는 있지만 장기화할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며 "경기 침체로 인한 악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유사들은 정부와 함께 긴급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대한석유협회 등과 석유·가스 가격과 수급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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