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막차를 타려는 대출 수요자가 늘어나며 은행권이 진땀을 빼고 있다. [출처=연합]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막차를 타려는 대출 수요자가 늘어나며 은행권이 진땀을 빼고 있다. [출처=연합]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시행이 임박하자 막차를 타려는 대출 수요자가 늘어나며 은행권이 진땀을 빼고 있다.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압박이 고조되면서 각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을 높이는 조치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 당국에 지적을 받은 NH농협은행이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대면·비대면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중단한다. 

모기지보험은 주담대를 받을 때 가입하는 보험이다.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받을 수 있어 대출액 한도가 줄어든다. 

농협은행의 최근 들어 주담대 문턱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불어나는 가계대출을 방어하기 위해 이달에만 3번째 조치를 취했다.

전날에는 다른 은행에서 농협은행으로 주담대를 갈아타지 못하도록 한시적으로 대면·비대면 주담대 대환을 중단했다.

지난 18일에는 대면 주담대(주기형·변동형) LTV(주택담보인정비율) 40% 이하 고객에게 제공하던 우대금리 0.2%p를 LTV 30% 이하 고객에게 적용하기로 했다. 우대금리 요건을 LTV 40% 이하에서 30% 이하로 강화한 조치다.

막차 수요를 잡기 위해 이달 초 주담대 만기를 30년에서 40년으로 늘렸던 신한은행도 총량관리 강화에 돌입했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7월 실행 대출모집인 주담대 추가모집 제한했다. 추가모집 제한 조치는 수도권 담보 대출에만 적용되고 비수도권 지역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다. 또 영업점과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규접수는 기존처럼 진행된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8일부터 주담대 만기를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하고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도 0.25%p 축소했다.

은행들이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건 금융당국의 대출총량 관리 압박 강도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각 은행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월별·분기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준수를 당부했다. 

목표치를 넘긴 은행들에 대해서는 현장 단속을 나선다는 방침과 함께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랐던 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이 지적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계속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은행권 전반적으로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DSR 3단계 규제 시행을 앞두고 이른바 ‘막차 수요’가 몰리는 점도 은행들의 가계대출 속도조절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해당 규제가 시행되면 수도권에서는 차주의 대출한도가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줄어 들 수 있어 주담대를 미리 받아두려는 실수요자가 늘었다. 

은행권에선 가계대출이 이달에만 6조원 이상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9일 기준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이미 52조1249억원으로 전월 말(748조812억원)보다 4조437억원 증가했다.

해당기간 가계대출 잔액을 끌어올린 주범은 주담대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93조6616억원에서 596조6471억원으로 2조9855억원 불어났다. 가계대출 증가분의 73.6%가 주담대가 차지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작년 9월 DSR 2단계 시행 직전에도 규제 전 주담대를 미리 신청해 받아두려는 사람들로 가계대출이 급증해 한 달만에 9조6000억원 이상 불어난 적이 있었다"며 "규제 시행 직전인 것과 더불어 최근 수도권 중심의 주택거래가 활발해지고 서울 아파트 값이 들썩이면서 주담대 실수요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이어 "월별, 분기별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관리를 해야 하는 은행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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