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공급 예정인 단지 리스트.[출처=한국부동산원]
7월 공급 예정인 단지 리스트.[출처=한국부동산원]

동력을 잃었던 아파트 청약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새 정부 출범으로 부동산 시장 반등 기대감이 고조된 영향이다. 발길이 끊겼던 모델하우스(견본주택)엔 방문객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한 자릿 수에 머물던 청약 경쟁률은 최근 세 자릿 수를 돌파했다.

다만 지금의 열기가 수도권에 국한돼 있어,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회복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7월, 전국에 4만6천가구 쏟아진다...6월 比 공급량 91% '쑥↑'

30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오는 7월 전국에 53개 단지, 4만6707가구(임대 포함, 오피스텔 제외)가 쏟아질 계획이다. 

이는 6월(2만4459가구)보다 91% 증가한 수준으로, 일반분양 물량은 2만9022가구가 청약시장에 나온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만1891가구(41%), 지방 1만7131가구(59%)로 예상된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본격적인 하반기에 돌입하는 부동산 시장의 반등이 기대되는 가운데, 7월은 6월 대비 두 배에 달하는 분양 물량이 공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공급물량이 급증한 것은 최근 청약 시장이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은 세 자릿 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매우 뜨겁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 12일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리버센 SK VIEW 롯데캐슬'은 14가구 모집에 6020명이 청약통장을 접수했다. 최고 청약 경쟁률은 670대 1에 달했다. 

같은 날 서울 '고덕강일 대성베르힐'은 311가구 모집에 3만287명이 청약통장을 접수했다. 최고 경쟁률은 380.87대 1을 기록했다.

경기 지역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동탄 포레파크 자연앤 푸르지오(A76-2BL)(민영)는 351가구 모집에 2만6372명이 관심을 보이며, 최고 청약 경쟁률 926.50대 1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고양 더샵포레나는 305가구 모집에 1786개의 통장이 접수됐고, 최고 73.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 지방엔 '한파'...'악성미분양' 대구 3884가구로 가장 많아

다만 이 같은 열기는 수도권에만 해당되는 얘기다. 지방은 청약 시장 회복세와는 거리가 멀다. 미분양 주택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특히 입주가 가능한데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은 11년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5월 주택통계'를 보면,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7013가구로, 전월 대비 2.2%(591가구) 증가했다. 이는 2013년 6월(2만7194가구)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악성 미분양은 2023년 8월 이후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무려 83%인 2만2397가구가 지방에 집중됐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3844가구로 가장 많았으며, 경북(3357가구), 경남(3121가구), 부산(2596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전북에서도 312가구의 악성 미분양이 새롭게 발생하며, 지방 전반의 수요 위축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방의 미분양 문제는 일시적인 공급 과잉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 위축의 결과라고 지적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방은 인구 유출, 산업 위축, 고금리 부담 등이 겹치면서 청약 시장 회복세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방 부동산 시장은 단기 처방보다는 중장기적인 도시 재편과 지역경제 회복 없이는 되살리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청약시장 회복의 온도가 서울과 지방 간에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광풍'과 '한파'가 공존하는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짐작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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