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출처= 연합]
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출처= 연합]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1999년 이후 가장 큰 폭인 28% 상승하면서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달러 약세 기조 속 외국인 자금 유입, 정책 모멘텀 등으로 상반기의 강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워낙 가파르게 상승했던 만큼 3분기에는 불확실성을 소화하면서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 30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28.01% 상승했다. G20 국가들 중 러시아(32.19%)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올랐다. 주요 국가 지수들 중에서는 러시아와 폴란드를 제외하고 세 번째로 상승폭이 컸다.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끈 주체는 기관, 그 중에서도 연기금 등이다. 기관투자자는 상반기 코스피를 5조74억원을 순매수했고, 연기금 등은 6조205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이 2조8925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추가로 코스피를 밀어올렸다.

외국인투자자는 13조8472억원이나 순매도했으나, 코스피가 13.86%나 오른 6월에는 2조7615억원을 순매수해 외국인의 수급 환경이 매도세에서 매수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도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 강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지수는 오전 중 2% 가까이 급등하면서 3130선을 돌파해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50원대까지 낮아지면서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MSCI 신흥국 지수 내 한국 비중은 9%대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유입이 기대되는 외국인 자금 규모가 상당하고, 약달러 기조까지 더해져 외국인의 투자 환경이 긍정적이다.

정책 모멘텀도 있다. 상법 개정안 통과가 근시일 내에 이뤄질 전망이다. 당초 상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고수했던 국민의힘도 상법 개정안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오는 4일 임시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상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주사 등이 가파르게 올랐는데 상법 개정안이 차질 없이 통과된다면 이후 배당 세제 개편 등 다음 자본시장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3분기 상승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달부터 트럼프의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일단락됐던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 대두되는 시기다. 특히 한국 주식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수출에 영향을 많이 받는 다는 점에서 부담이다.

7월과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인하 이벤트에도 시장은 반응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남은 기간 3번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데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주식시장 역시 변동성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외에 2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그동안 주가에 선반영 됐던 기대감과 실제 실적과의 괴리가 나타나면서 이를 줄여가는 과정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은 역대급 랠리에 따른 피로감을 중간중간 소화하는 과정이 수반될 것”이라며 “6월 코스피 월간 수익률이 13%대로 역대 15위에 해당하는데 앞서 코스피 월간 상승률 1~15위 통계를 보면 월간 10%대 이상 상승한 다음 평균 수익률이 2%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3300까지는 단순 수급과 기대감 만으로 슈팅이 가능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코스피의 구조적 레벨업은 정책 기대감의 현실화, 이익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현재 분기 실적 전망은 상향되고 있지만 3~4분기 전망치는 하향 되는 등 하반기 이익방향성에 불확실성이 발생해 2분기 실적 시즌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으로 인한 과열부담 가중 및 상승 피로도가 누적돼 있고 2분기 실적 시즌을 계기로 투자자들의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를 확인하는 국면 진입이 예상된다”며 “정책 수혜주, 기대주와 같이 상반기 급등세를 보인 업종들은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하반기 코스피 3000선 안착과정에서 단기 과열해소, 매물소화 국면 이후 빠르면 올해 연말, 내년 상반기까지 역사적 고점을 넘는 강한 상승 추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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