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우리 사회를 위한 새로운 모색'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69754_685254_2446.jpg)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8일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이 사회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와 사회를 아우르는 새로운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우리 사회를 위한 새로운 모색'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과거 대한민국을 성장시킨 성공 방정식이 이제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돈을 많이 벌어도 사회문제는 오히려 더 심화됐다"며 "단순히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닌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특히 △기존 자본주의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 △외부효과에 대한 대응 부재 △사회문제 해결 방식의 실패 등을 지적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의 자본주의는 기업에 이윤만을 강조했고, 사회문제 해결은 정부와 시민사회 몫으로 여겼다"며 "이제는 경제 주체들이 사회문제 해결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그는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할 유인을 가질 수 있도록 인센티브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면 그만큼의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다만,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측정 체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경제처럼 사회 가치를 금전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야만, 기업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사회문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기존에는 사회가치를 계량화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디지털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해결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저출산과 지역소멸 문제 등 개별 사회 이슈들을 각개격파식이 아닌 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는 하나의 문제에 하나의 예산과 정책으로 대응했지만, 실제로는 문제들이 얽혀 있다"며 "저출산과 지역소멸, 성장 부진 등을 하나의 해결책으로 동시에 접근하는 '일석다조'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뿐 아니라 기업,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함께 문제 해결의 주체가 돼야 하며 이를 위한 시스템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국의 현재 상황을 AI 대전환, 저성장, 통상환경 재편 등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더해 인구소멸, 지역 불균형, 기후 위기 등 사회문제가 급속도로 심화하는 복합 위기라고 진단했다. 특히 '신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정부와 기업, 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기업가정신의 진화와 우리나라 현실 진단'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재구 한국경영학회 전 회장(명지대 교수)은 "위기 상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며 우리 사회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혁신생태계를 공동 설계하고 참여하며 함께 책임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신기업가정신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와 한국사회과학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경제, 사회, 행정, 정치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요 학회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