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 실천방안' 합동브리핑에서 이승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왼쪽부터), 이윤수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김홍식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 최수진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69844_685355_06.jpg)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구성하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이달 중 출범한다. 합동대응단은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으로, 고의적 시세조종과 내부자 정보이용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집중 감시에 나선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합동대응단은 특히 재범률이 높은 전력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대주주·경영진의 차명거래, SNS 및 유튜브 등 신매체를 악용한 허위정보 유포행위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대응한다. 시장에서 불공정거래를 저지른 전력자가 반드시 적발·처벌된다는 인식을 심어 자본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합동대응단은 금융위 4명 내외, 금감원 18명 내외, 거래소 12명 내외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모두 해당 기관에서 실제 감시·심리·조사를 수행하던 전문 인력들로, 필요시 추가 인력 보강도 계획돼 있다.
특히 이번에는 한국거래소라는 한 장소에서 공동 근무하며 기관 간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소관 업무는 각 기관 책임하에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합동대응단의 핵심 전략 중 하나는 ‘전력자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선제적 감시다. 과거 불공정거래 혐의로 수사기관에 통보된 전력자 명단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해당 인물의 계좌에서 이상거래가 포착되면 우선적으로 심리와 조사를 실시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2021~2024년 사이 3대 불공정거래의 평균 재범률은 29.2%에 달할 정도로 재범이 빈번하다.
한 사례로, A사 대표 B는 배임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회사의 악재 정보를 또 다른 전력자인 지인 C에게 전달해 주식 매도에 이용하게 했다. 이들 모두 과거 여러 차례 불공정거래로 통보된 이력이 있었으며, 이번 사건도 전력자에 대한 사전 감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대주주·경영진의 내부정보 이용도 중점 대응 대상이다. 최근 종속회사의 횡령사고 정보를 사전에 파악한 경영진이 가족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식을 매도하는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합동대응단은 포렌식과 현장조사 등 강제조사권을 적극 활용해 정보 전달 경로와 차명계좌 사용 여부를 규명할 계획이다.
SNS,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불공정거래 행위도 철저히 차단한다. 주식 커뮤니티나 유튜브 방송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추천 종목과 실제 계좌 거래 내역을 대조해 선행매매 등 불법행위를 조기에 적발한다. 예컨대 다수의 구독자를 지닌 유튜버가 배우자 명의 계좌로 주식을 매수한 후 방송에서 추천하고, 주가 상승 후 이를 매도한 사례는 전형적인 기망행위로 분류된다.
조직 운영은 ‘운영협의회’를 통해 주요 현안을 조율하고, 최종 조치는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시장감시 및 신속심리는 거래소가, 자금추적, 자료분석 등 일반조사는 금감원이, 강제조사는 금융위가 맡는다. 각 기관은 자금추적, 자료분석, 임의조사 등 기능을 공유하면서 협업체계를 유지한다.
합동대응단의 세부 운영방안은 향후 준비기간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며, 조사·심리중인 중요 사건과의 병행을 고려해 각 기관의 인력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력 확충도 병행 추진된다. 금융당국은 특히 제재 불복절차의 증가를 감안해 행정조치의 완결성과 대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합동대응반은 1년 정도의 운영기간을 거친 다음, 운영 성과, 관계기관 의견 등을 종합 고려해 연장 또는 상설화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국판 SEC와 같은 상설 기구 출범은 각 기관들의 조직 개편 등 현 단계에서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 만큼 당장은 임시 조직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가 단발성 대응을 넘어 제도적 불공정거래 방지체계를 정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