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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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새 활로 찾기를 가속화고 있다. 금융당국이 고강도 가계대출 억제 정책을 통해 당장 은행권 대출 총량 목표치를 수정하라고 압박하면서 가계대출로 수익 내기가 한계에 다달았다.

은행권이 준비한 대안은 기업금융과 시니어 사업 두 축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부동산 쏠림을 줄이라고 지속적으로 권고하면서 다른 수익원을 찾아 전략을 바꾸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주담대 의존을 낮추라고 한 건 수년전 부터 이어져왔지만 은행 내부적으로도 이자 수익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어왔다.

최근 6.27 대책 이후로 은행권 창구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접수도 중단됐다. 곧 기준금리 인하까지 겹치면서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가계대출 의존도 줄이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중기금융 전문가 정진완 행장을 필두로 기업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의 상품·서비스 거래에 필요한 모든 프로세스를 디지털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에 담아 기업 고객의 편의성을 높인다. 중소기업은 공급망·결제망·금융지원 등 핵심 인프라를 자체 구축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특히 이 같은 중소기업 지원 플랫폼은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과도 결이 맞다.

하나금융지주는 함영주 회장 2기 체제를 맞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시니어, 소호, 외국인 등을 선정했다. 증권·보험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하고 그룹 차원의 전사적 지원을 쏟고 있다. 

이 가운데 시니어 특화 브랜드인 '하나더넥스트'이 성과가 가장 두드러진다. 작년 10월 출범한 하나더넥스트는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통해 1억원 이상 시니어 손님이 순증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리딩뱅크로서 주담대 절대 규모가 클 수 밖에 없는 만큼 이환주 행장이 취임 초기부터 비이자이익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승부수를 건 부문은 IB부문이다. 초대형 증권 계열사인 KB증권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4대금융지주 가운데 증권 계열사 규모는 KB금융이 카장 크다. IB 통합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업무 효율화와 글로벌 영업지원 강화를 위해서다. 내년에 구축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니어 사업은 KB금융그룹의 시니어 특화 브랜드 'KB골든라이프'를 중심으로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민은행 내 전담 조직인 '골든라이프부'를 신설하고, 은퇴설계와 건강관리, 치매·요양, 상속·증여까지 아우르는 상담을 제공하는 'KB골든라이프센터'를 전국 12곳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자이익 대신 수수료 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6일 '신한쏠(SOL)뱅크' 앱에 전용 추천 페이지인 '다시 한 번 코리아'를 만들어 국내주식형 공모펀드 투자 장려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캠페인이 흥행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 판매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은행권의 공모펀드 판매가 ELS 사태 등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기업금융 부문은 해외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베트남 호치민에서 키라보시금융그룹과 베트남 진출 일본계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위한 협약을 맺은게 대표적이다.  

다만 기업금융의 경우 경기 상황과 밀접하게 움직이는 만큼 리스크도 적지 않다. 연체율 관리가 관건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시장이 은행들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며 "공격적 영업 뿐만 아니라 연체율 관리와 신용평가모형에서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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