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더현대하나더' 적금을 출시했다. [출처=하나은행]
하나은행이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더현대하나더' 적금을 출시했다. [출처=하나은행]

고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은행들이 높은 이자 대신 상품권, 커피 쿠폰 등 생활밀착형 혜택으로 적금을 내놓고 있다. 예금금리를 보수적으로 가져가야하는 입장에서 각 은행들이 비이자혜택을 앞세워 수신고객을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예테크(예금+재테크)족을 붙잡기 위해 우대 금리는 물론 실속형 혜택까지 얹은 적금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이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지난달 중순 출시한 '더현대하나더' 적금은 연 4% 기본 우대금리에 △커피 쿠폰 △더현대 전시회 할인 △백화점 포인트 △백화점 식당가 할인쿠폰 등 현대백화점에서 사용 가능한 다양한 비금융 혜택이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가입 금액은 매월 1000원 이상 100만원 이하, 계약 기간은 6개월이다. 6회차 적금 불입을 완료할 경우 현대백화점 상품권 교환 시 사용 가능한 쿠폰이 제공된다. 쿠폰을 사용하면 만기 원금 금액만큼 상품권으로 교환할 때 4%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자체 개발한 공공배달 앱 '땡겨요' 이용 고객들에게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땡겨요 적금'을 선보이고 있다.

기본 금리 연 2%에 15주 이상 납입, 땡겨요에서 주문 시 일회용품 3회 이상 미요청 등 조건을 만족하면 최대 연 1.5%의 우대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땡겨요 적금에 가입한 후 6개월간 꾸준히 납입하면 총 1만원의 할인 쿠폰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사이다뱅크 커피적금'을 선보였다. 매월 10만원을 납입하면 이자와 매월 커피 쿠폰 2장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가입 기간은 6개월로 기본금리 연 2%에 납입 조건을 충족하면, 총 12잔의 커피 쿠폰을 증정한다.

올 7월부터 9월까지 매월 1만명에게 판매되며, 8~9월의 경우 신규 고객만 가입할 수 있다. 7월에는 출시되자마자 고객들이 몰리며 하루 만에 완판되는 등 크게 인기를 끌었다.

OK저축은행은 편의점 CU와 손잡고 연 최고 22%(세전) 금리 혜택과 CU 구독형 프로모션을 결합한 비대면 적금상품 'CU×OK출첵적금'을 출시했다. 31일간 매일 5000원 또는 1만원을 납입하는 초단기 정기적금 상품이다. 기본금리는 연 4%(세전)이다.

31일 전 회차를 모두 납입하고 만기 해지할 경우 연 4%p의 우대금리가 추가된다. 여기에 OK저축은행 앱에서 매일 출석체크를 완료하면 최대 연 14%p까지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아울러 모든 우대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게 CU 간편식 구독 프로모션 코드도 제공한다. 해당 코드는 삼각김밥·샌드위치·햄버거·탄산음료 등 CU 간편식을 한 달간 1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이다.

이처럼 은행권의 생활밀착형 혜택을 담은 적금 상품이 쏟아지는 것은 높은 이자를 제공하기 힘든 환경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은행 예·적금 상품들의 금리는 연 2%대에 머물러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53%로 집계됐다. 이는 한달 전 평균금리(2.62%)보다 0.09%p 떨어진 수치다.

이달 들어 은행권은 빠른 속도로 예금금리를 낮추는 중이다. 5대 시중은행은 이달 예금금리를 0.25~0.30%p씩 인하했다. 카카오뱅크도 이날부터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기본금리를 0.05%p 인하해 정기예금 12개월 만기 금리는 연 2.60%에서 2.55%로, 자유적금 12개월 만기 금리는 연 2.80%에서 2.75%로 조정됐다.

저축은행업권은 최근 소폭 예금금리가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3%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00%를 기록했다. 전월(2.97%)보다 소폭 올랐지만, 올 초(3.33%)와 비교하면 낮은 상태다.

금리를 보수적으로 가져갈 수 밖에 없게 되자 은행들의 수신고객 확보 전략도 바뀌었다.

대규모 자금이 몰릴 수 있는 예금 특판 보다는 모집금액이 작고, 기간이 정해져있는 적금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또 생활밀착형 혜택으로 상품이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움직임이 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적금의 경우 다수의 신규 고객을 모으기에 적합한 상품"이라며 "회사 입장에서도 예금 특판을 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낮은 금리인 상황에서 커피쿠폰, 상품권 등 실생활에 유익한 혜택을 주는 것이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더 효과가 크다는 판단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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